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8·1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차기 지도부의 최고위원에도 ‘찐명’을 자처한 이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들은 출마 선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맞짱뜨겠다”, “이재명을 지키겠다” “2년 내 정권교체의 길을 찾겠다”는 등 탄핵을 암시한 발언도 거침없이 했다. 이 전 대표 강성 팬덤의 표를 노리는 것으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우체국 앞에서 김민석 서울 영등포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4선 김민석(서울 영등포을) 의원과 재선 한준호(경기 고양을) 의원, 초선 이성윤(전북 전주을) 의원은 1일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세 의원 모두 친명(친이재명)계를 자처한 이들이다. 이 의원은 강성 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 소속이고 한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의 수행실장을 지냈었다.

김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심의 지원과 강력한 대선주자를 가진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본격적 집권준비의 출발”이라며 “준비된 집권세력만이 다가올 폭풍정국을 헤쳐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집권플랜 3대 과제’로 당원 주권·정책 협약·예비내각을 내세워 “최고위 산하에 3대 과제를 추진할 집권플랜본부를 설치하고, 최고위원 2년 임기 내 정권교체의 길을 찾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임기를 조기 종료시키겠다는 것으로, 탄핵을 예고한 발언이다. 김 의원은 ‘탄핵 발언의 연장선이냐’는 질문에 “국정 능력을 상실한 대통령의 한계에 대한 국민 공감도 높아지고 있다”며 “국민 요구와 헌법, 법률에 따라 해법을 잘 찾아나가는 게 정치의 임무다. 여러 방법과 방향,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성윤 법사위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첫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인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윤석열 대통령과 외나무다리에서 맞짱뜨겠다”며 “윤 대통령에게 그 자체로 싫고 짜증 나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 무도함에 맞짱뜰 수 있는 한 사람 정도는 민주당 지도부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정부 때 추·윤(추미애·윤석열)갈등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했었다.

한 의원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수많은 당원동지들이 이 대표를 지도자로 선택했고, 여전히 굳건하게 지지하며 그 선택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고위원 후보들 모두 충성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동행할 진정한 지도자로 이 대표를 선택한 것이다. 그 한결같은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정권 교체’라는 성과로, 이 대표와 함께 증명해 내겠다”고 했다.

이날 세 의원의 출마로 최고위원 경선 도전자는 7명으로 늘어났다. 재선 강선우·김병주 의원과 김지호 부대변인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고, 정봉주 전 의원도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대표 경선에는 이 대표 외에 출마 의사를 밝힌 이가 없다. 다만 4.10 총선에서 낙선한 김두관 전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20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GTX플러스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한 한준호 국회의원.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