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이 약 24조8000억원원 규모로 편성된데 대해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정부 총예산증가율이 4%선으로 예측되는 것을 감안하면 재정 여력이 정말 없는데도 최선을 다해 큰 폭으로 증액한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R&D 예산 삭감 논란으로 과학계와 마찰을 빚었던 것을 의식한 듯, “정말”이라는 부분을 힘줘 말하기도 했다.
박 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작년 보다는 조금 큰 수준이지만 내용상 환골탈태에 가깝게 달라져 ‘복원’이나 ‘회복’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제9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확정된 내년도 주요 R&D 예산은 24조8000억원이다. 여기에 대학 지원금이나 정책 연구비로 쓰이는 일반 R&D 예산이 올해 수준(4조6000억원)으로 책정된다고 가정하면 약 29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 주요 R&D 예산은 2023년 24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가, 올해는 21조9000억원으로 줄어든 바 있다. 내년도 R&D 예산을 올해와 비교하면 13.2% 늘어나는 셈이다.
박 수석은 “기재부에서 편성하는 일반 R&D 예산이 추가되면 내년도 정부 R&D 총 규모는 30조원에 육박할 것이 확실시된다”며 “다만 예산 편성 작업이 마무리되는 오는 8월 말에 확정될 예정”이라고 했다.
박 수석은 이날 환골탈태라는 표현을 쓰며 ‘체질상 변화’도 도모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초 이니셔티브로 발표한 ‘3대 게임 체인저 분야’에 방점을 뒀다. 박 수석은 “AI, 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관련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며 “우주항공청 개청과 함께 내년도에는 우주분야 예산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원전 산업을 선도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혁신형 SMR 4세대 원전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에 대해 작년도 대비 2배 이상 편성했다”며 “혁신도전형 R&D 사업이 1조원, 기초 연금을 궁극적인 게임체인저 맹아로 질적 전환해 2년 연속 증액했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은 또 “일반 R&D에 이공계 대학원생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한국형 예산안을 편성하고 대학 강의 묶음형 연구비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 수석은 “기술패권 경쟁이 나날이 심화하고 과학기술이 산업경쟁력을 넘어 국가안보와 직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 R&D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내년도 R&D 예산안은 오는 8월말에 최종 확정되는 정부 예산안에 담기게 된다. 이후 기재부가 오는 9월 2일 국회로 넘기면 심사를 하게 된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관계자는 “국회가 R&D 예산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로 잘 지켜주고, 더 증액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