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5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여야 논의를 건너뛴 독주라며 반박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이 “법대로 하겠다”며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점한 만큼, 이 법안들은 6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유상범(왼쪽)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영방송지배구조 개선법'(방송3법)을 상정해 심의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오른쪽)에게 진행 등과 관련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사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공영방송(KBS·MBC·EBS)의 이사 숫자를 늘리고 언론단체와 시민단체 등 외부에 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방송3법을 의결했다. 공영방송 사장 선출 과정에 대통령의 영향력을 봉쇄하겠다는 목적이다. 또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늘리는 내용의 방통위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현행법상 대통령이 지명한 2인의 출석으로도 의결이 가능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체계·자구 심사가 필요하다며 이를 담당하는 ‘법안심사2소위원회’로 넘기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이를 거부했고, 야당 의원 11명 주도로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지난 18일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서 법안심사소위 절차를 건너 뛰고 법안을 의결한 지 일주일 만이다.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은 본회의에 회부된다.

◇위원장, 與 의원과 말싸움…”얻다 대고 반말” “공부좀 하라”

이날 법사위에선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국민의힘은 그간 민주당의 상임위 단독 배분에 반발해 불참했으나 이날 복귀했고, 여당 몫 법사위 간사 선임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이 “여당이 지각 출석을 해서 간사 선임이 안 된 것”이라며 거부했고, 여당 간사로 내정된 유상범 의원은 위원장석 앞에서 항의했다. 정 위원장은 유 의원에게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누구세요”라고 물었고, 유 의원이 “위원장님 성함은 누구십니까”라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그게 무슨 위원장 재량이냐. 예의가 없어”(유상범), “얻다 대고 반말이야”(정청래) 등의 고성이 이어졌다. 여야 의원 전원이 참석한 22대 첫 법사위 전체회의는 개의 6분 만에 정회했다. 정회 중에도 “국회법대로 하겠다. 국회법 공부좀 하고 오세요”(정청래), “공부는 내가 좀 더 잘했지 않겠어요?”(유상범) 식의 비아냥거리는 발언이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