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는 23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다.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둔 날이다. 차기 당대표는 4.10 총선에서 참패한 당을 재건하고, 2026년 지방선거 사령탑으로 인사권을 쥐게 된다. 전부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인물들이어서 사실상 ‘미니 대선 경선’ 급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윤상현 의원. (좌측부터) /손민균

나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줄세우고 줄서는 정치는 정말 타파하고 싶다”며 “모두 통합하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이게 ‘제2의 연판장’인가 생각도 든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전당대회에서 친윤계 초선 의원들이 나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렸던 사태를 언급한 것이다. 당시 출마를 고민하던 나 의원은 친윤계의 견제에 결국 불출마 했다. 그는 “이런 정당의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며 “하나로 모여 가야한다”고 했다.

나 의원은 23일 오후 1시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입장을 밝힌다. 같은 장소에서 원 전 장관(오후 2시), 한 전 위원장(오후 3시) 순으로 출마 회견을 한다. 나 의원과 함께 ‘한동훈 대항마’로 부상한 원 전 장관은 “당과 정부가 한 마음 한 뜻이 돼야 한다”며 당정일치를 내세웠다. 그가 지난 19일 용산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것이 알려지면서, 윤심(尹心·대통령 의중)이 원 전 장관에 있다는 말이 나왔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이틀 앞선 이날 오전 11시30분 지역구인 인천 용현시장에서 출마 선언을 한다. 출마를 고심해온 유승민 전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무의미한 도전이라고 결론 내렸다.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절박함이 시작될 때 저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안철수·김재섭 의원도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당권 경쟁은 ‘한동훈·나경원·원희룡·윤상현’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