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4선·경기 군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22대 국회 첫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단 선거를 치렀다. 투표 결과, 이 의원은 재석 188명 중 187표를 얻어 당선됐다. 다만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 일정을 강행한 데 반발해 불참했다. 여당 몫 부의장은 국민의힘이 후보자를 내정하지 않아 선출되지 않았다.

국회의장에 선출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야당의 ‘단독 개원’은 사상 최초다.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院) 구성을 두고 여야 협상이 난항을 겪자, 여당이 본회의 불참을 선언해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회의장 바깥에서 항의 농성을 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우원식 민주당 의원을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의장단을 야당 단독으로 선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여야가 충돌한 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원회 위원장 선출 때문이다. 관례상 국회의장은 원내 1당, 법사위원장은 원내 2당,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아왔다. 그러나 4.10 총선에서 171석을 획득한 민주당은 이번 국회에서 의장은 물론, 법사위·운영위 위원장까지 맡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입법 독재”라며 법사위와 국회의장을 동시에 줄 순 없다고 맞섰다. 국회법상 원 구성 시한은 오는 7일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의사일정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열었다”며 “거대 야당이 ‘힘 자랑’을 하며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준 45.1%의 민심을 존중하지 않고 짓밟고 있다”고 했다.

반면 우 신임 국회의장은 “의장단 선출은 국회에 부여된 헌법적 의무”라며 “상임위 배분과는 직접 관련이 없고, 국회를 원만하게 빨리 구성하라는 사회적 요구가 높은데도 여당 소속 의원들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또 “국회법이 정한 7일까지 상임위 선임안을 제출해달라”고 했다. 여야가 이날까지 합의하지 못할 경우, 지난 21대 전반기 국회처럼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