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 탐사시추 계획에 대해 “국면 전환용”이라고 했다. 북한발 오물 풍선 등 안보 위기와 ‘순직 해병대원 수사 외압’ 의혹 속에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자,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추정치’를 발표하는 자리에 대통령까지 나섰다는 것이다.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텔레비전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현안과 관련해 첫 국정 브리핑이 생중계되고 있다. /뉴스1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석유·가스 매장량이나 사업성을 확인하기도 전에 대통령이 매장 추정치를 발표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며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발표가 지지율 하락세를 전환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 발표’는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정부가 전망대로 충분한 매장량을 확인한다면, 고통에 신음하는 민생과 경제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역시 국회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까지 진행된 물리 탐사만으로는 정확한 매장량을 알 수 없고, 상업성을 확보한 ‘확인 매장량’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려면 통상 첫 탐사부터 생산까지 7∼10년이 소요된다”고 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윤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듣는 순간 ‘아, 이거다’ 싶었나, 바닥 수준인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로 보였나”라고 했다. 또 “석유와 가스가 존재하는지, 매장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시추를 해봐야 알 수 있다”며 “국민께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하기 전에 스스로 차분해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뜬금없는 대통령”이라며 “돋보일만한 대목에는 대통령이 나서고, 책임지고 반성해야 할 대목에는 철저히 숨어 있는, 참으로 비겁한 대통령”이라고 했다. 이어 “총체적 안보 불안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밝히고, 잇따른 훈련병 사망 사건에 대해 사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예고에 없던 국정브리핑에 직접 참석해 “포항 앞 바다 영일만서 막대한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을 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