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한국-캄보디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이를 계기로 국방과 안보, 경제와 금융 및 개발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 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교역·투자 협력을 확대하고 디지털 환경과 같은 미래 지향적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 관계자들이 총 6건의 협력문서에 서명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캄보디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은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에 관한 기본약정의 개정의정서’에 서명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캄보디아 부총리 겸 개발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투자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양국 관계는 1997년 재수교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이번 방한은 지난 2014년 12월 훈 센 총리 공식 방한 이후 10년 만에 성사된 것으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정립하고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의의가 있다.

캄보디아는 올해 아세안 국가 중 필리핀과 함께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5.8%)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다. 2022년 12월 발효한 한-캄보디아 FTA 등을 적극 활용해 양국 간 교역·투자 확대를 위한 바탕을 마련했다. 지난해 기준, 양국 교역 규모는 10억5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과 캄보디아개발위원회 간 정례 협의체를 신설해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공여기간과 금액을 오는 2030년까지 30억달러로 연장하는 등 유상원조도 적극 활용키로 했다.

올 하반기 중 우리 해군함정의 ‘캄보디아 최초 기항’을 추진하고, 마약류 단속 등 초국경범죄 대응에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마넷 총리는 “캄보디아의 경제성장과 발전은 한국의 기여와 분리할 수 없다”며 “다양한 분야, 경제, 인프라, 보건, 교육 등에서 정말 많은 기여를 해주셨다”고 했다.

마넷 총리는 또 지난 2022년 11월 윤 대통령의 캄보디아 방문 당시 김건희 여사가 심장질환을 앓는 소년의 집을 찾아 쾌유를 기원하고 한국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을 언급했다. 그는 “영부인께서 캄보디아 심장병 환아 수술을 지원해 주신 것은 아주 중요한 사례”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에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오찬 행사에 참석,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명품백 수수 의혹 등으로 공식 행보에 나서지 않던 김 여사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작년 12월 네덜란드 순방 이후 153일만이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영부인으로서 참여해야 하는 공식행사가 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계속 비공개로만 할 수는 없지 않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