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14일 제 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을 모아 ‘아침 공부’를 시작했다. 대안정당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양질의 법안을 내야하고, 그러려면 경제·산업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을 이틀 앞두고 열린 모임에는 경선 후보인 우원식 의원과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정성호 의원, 국회부의장 후보인 이학영·남인순 의원, 을지로위원장인 박주민 의원 등 스무명 이상이 대거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을지로위원장(앞줄 왼쪽), 국회의장 경선 주자인 우원식(앞줄 가운데) 의원 등 참석자들이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재집권 : 한국 사회, 어떻게 가야 하는가?' 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의정활동 학습모임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사회, 어떻게 가야 하는가?’ 학습모임을 열고, 전문가 강연을 들은 뒤 토론을 했다. 토론자인 우 의원은 “을지로위원회는 활동한 지 10년이 넘어 특별위원회에서 상설위원회가 됐고, 다시 전국위원회가 돼 당내 뿌리를 내렸다”며 “이를 계기로 취약계층과 노동자,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계층이 집단별로 민주당과 연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과정으로 생겨난 신뢰와 정치효능감, 연대의 힘을 정치의 영역으로 포함하는 과정은 을지로위원회와 당의 민생 정치가 만든 성과”라고 했다. 또 “윤석열 정권은 경제적 관점에서 철저한 신자유주의를 답습하는 ‘이명박근혜 시즌2′이며, 권력 관점에선 검찰 권력이 양지로 나온 일종의 ‘무신 정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평등으로 피해받는 국민 대다수를 대변하는 연대 정치를 민주당이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윤석열 정권이 거부할 만한 민생 법안을 많이 내야 한다는 과제를 그동안 잘 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 정권을 빼앗기고 공부할 때 ‘윤석열 대통령이 (법안에) 거부하게 만들고, 정권 색깔을 분명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가 있었다”며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9번이나 행사했다”고 말했다.

강연은 윤홍식 인하대 교수가 맡았다. 주제는 ‘더불어민주당, 유능한 수권정당이 될 수 있을까?’였다. 윤 교수는 “매번 선거 끝나고 기대가 있지만 결국 엄청난 실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민주당이 유능한 수권정당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총선은 민주당이 유능해서가 아니라 덜 나쁜 것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며 “차악의 선택을 넘어 유능한 수권정당이 될 방안을 생각해보시라”고 했다.

을지로위원회는 2013년 이른바 ‘남양유업 갑질 사태를 계기로 생긴 당내 민생 기구다. 을(乙)지키는 민생실천위원회’를 줄여 부르고 있다. 초반에는 대기업과 가맹사업자·대리점주의 갈등 및 노사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을 했다. 이후 민주당의 경제 법안을 주도하며, 민생 입법 대표 단체로 커졌다.

초대 위원장을 맡은 우 의원도 이 경력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입법 성과를 내는 유능한 국회를 만들 의장이 필요하다”며 6선 추미애 당선인과 조정식 의원의 후보 단일화를 비판했다. 반면 추 당선인은 같은 날 BBS 라디오에서 ‘우 의원이 단일화에 불만이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추미애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중진들의 중지(衆志)가 모인 것”이라며 “(우 의원이) 의원들 마음을 소란스럽게 하면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