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저출생부를 전담할 수석이 필요하다”며 참모진에 ‘저출생 수석실’ 설치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저출생 수석실 설치를 준비하라”고 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출산 고령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를 사회부총리가 이끄는 조직으로 신설하겠다고 했었다. 부총리에 신설 부처 장관을 맡기고, 교육·노동·복지를 아우르는 정책 수립 권한을 주는 식이다. 그간 저출생 관련 업무가 각 부처로 나뉘어 있어 효율적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을 고려한 것이다.

현재 대통령실은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 7수석(정무·민정·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과학기술) 체제다. 저출생 수석실이 신설되면 ‘8수석’이 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저출생부가 신설될 경우 현재 대통령실 편제상 사회수석실이 맡아야 하는데, 사회수석실은 이미 너무 많은 업무를 맡고 있다”고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委 있지만… ‘실효성 無'

저출생 대응 범부처 기구는 이미 설치돼있다. 2005년부터 운영돼 온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장관급)다. 2005년 관련 법이 제정됐고, 대통령이 당연직으로 위원장을 맡았다. 부위원장은 장관급 비상근직으로 설치됐다. 다만 ‘자문기구’ 성격으로, 행정 집행 권한이 없어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 위원회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해 전담 부처를 만든다는 게 대통령실의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기존의) 위원회는 자문적 성격이 강하고, 여기서 의결을 하거나 강제하는 기능이 없다”며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해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게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