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6개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해병대원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11일 요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점찍은 인사들로 채워진 특검은 진상 규명에 관심조차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특검 후보를 정하도록 한 특검 법안을 비판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정의당, 진보당, 새로운미래 지도부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예비역 해병대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이 가결시킨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 요구는 수해 복구 현장에 지원을 나갔던 젊은 해병대원이 왜 죽었는지, 수사 과정에 외압이나 방해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누가 왜 그랬는지를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라며 “이런 당연하고 상식적인 요구를 나쁜 정치라고 매도하는 것이야말로 나쁜 정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고 진실을 가릴 수는 없고 대통령이 감당해야 할 책임은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누가 보호 장구도 없이 해병을 강물에 넣었는지, 수사 과정에서 벌어진 이해하기 힘든 일들은 누가 주도한 것인지, 최종 책임자는 누구인지, 격분을 했다는 윤 대통령이 격분 후에 무슨 말을 누구에게 했는지를 다 밝혀야 한다”며 “대통령이 또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다음에는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소용없을 만큼, (재의결에서) 3분의 2가 넘도록 압도적 가결로 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보수 정치인들이 각성하고 행동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동기들로 이뤄진 ‘해병대사관 81기 동기회’를 비롯한 예비역 해병대원들의 ‘700㎞ 행군’을 계기로 열렸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매달 한 번씩 경기 김포에서 경북 포항까지 행군 행사를 하고 있다. 이날은 서울시청 광장에서 이태원을 거쳐 용산 전쟁기념관 앞까지 행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호준석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수사 기관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대통령이 직접 ‘만약 수사에 미진한 부분이 있거나 의혹이 제기된다면 제가 먼저 특검을 주장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힌 상황”이라며 “특검법 처리 과정에서 ‘특검법은 사법 시스템에서 올바르게 처리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호 대변인은 “민주당이 점찍은 인사들로 채워진 특검이 출범하게 된다면 해당 특검은 진상 규명에는 관심조차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당장 특검법을 범야권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