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사과드린다"는 표현을 쓴 것은 사전 논의 없이 즉석에서 한 발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보다 진정성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사과'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윤 대통령은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드리고 있다"고 했다. 부인 관련 의혹이 불거진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있음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준비하며 참모들과 독회를 수차례 진행했는데 이 때에는 사과라는 단어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저희도 대통령이 사과라는 표현을 쓸 줄은 몰랐다"라며 "법리랑 관계 없이 국민들 마음을 다치게 한 부분이 있다면 사과드린다는 취지 같다"고 했다.
물론 윤 대통령은 과거에도 다른 현안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한 적은 있었다. '부족' '송구' '죄송'의 표현을 썼지만, 사과라는 단어는 좀처럼 쓰지 않았다. 특히 지난 2월 KBS와의 특별 대담에서 김 여사 명품백 의혹과 관련한 발언이 여론의 뭇매를 받은 것을 계기로 윤 대통령이 화법에 변화를 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이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는데, 정치권 안팎에서 국민 정서와 거리감이 상당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민정수석실 부활을 계기로 윤 대통령이 앞으로 더욱 언론이나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신임 민정수석으로 지명하면서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해서 취임한 이후부터 언론 사설부터 주변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김 전 차관도 "가감없이 민심을 청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조금 더 일찍 소통에 적극적인 분위기를 가져갔다면 '불통 이미지'를 얻진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할 거였으면 선거 전에 사과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나"라며 "왜 그 동안 이런 기자회견을 안 해서 불통 이미지를 사서 만들었나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