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선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관련 수사나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여부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소통과 협치를 강조한 윤 대통령이 얼마나 변화된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뉴스1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취임 2주년 국민보고회 및 기자회견을 연다. 윤 대통령은 2층 집무실에서 모두발언 성격인 ‘국민보고’(20분 가량)를 한다. 지난 2년간의 성과와 함께 의료개혁, 저출산 문제 등에 대해 어떻게 풀어나갈지 설명하고, 향후 3년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할 예정이다.

이후 윤 대통령은 1층 브리핑룸으로 이동해 1시간 정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한다. 이번 회견에는 약 150개 매체의 출입기자들이 참석한다. 이 모든 과정이 방송과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지난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 질문 시간이 30여 분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질문 시간이 더 길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중요 사안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정치권 안팎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사 결과를 보고 특검으로 가는, 이른바 ‘조건부 수용’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일 브리핑을 통해 “공수처와 경찰이 우선 수사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특별검사 도입 등의 절차가 논의되고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서 ‘조건부 수용론’을 놓고 부정적 의견이 있어 윤 대통령의 최종 결정에 따라 답변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답변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이 과거 검사 시절,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강조했던 만큼 자신의 발언이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2월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발언, 여론의 뭇매를 받았다는 점에서 보다 사과에 가까운 표현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민생 경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생활 체감 물가가 높다는 점에서 물가 안정 방향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세 관련 해법이나 증시 밸류업 방안, 상속세 완화를 위한 중소기업 기업 승계 개선 방안 등 입법 과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야당의 협조를 구하는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의료개혁 등 국정과제 관련 질문에는 추진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도, 합리적 의견에 대해서는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불거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자회담 ‘비선 논란’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인터뷰 내용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일보는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양측 ‘비공식 특사’로 나서 회담의 물밑 조율을 했다는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총리 인사 추천권을 야당에 주겠다”면서 “이 대표 (대선) 경쟁자가 될 만한 인사는 대통령실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통령실은 “(회담 조율은) 공식 라인을 거쳤고 거창하게 특사라든지 물밑 라인 그런 건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당내에서는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