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해놓고 공개적으로는 반대한다’는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의 주장에 대해 관련 통화 녹취 일부를 공개하며 반박했다. 배 의원은 지난달 26일 오후 통화에서 이 의원에 원내대표 불출마를 요구했는데, 이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는 ‘배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했다’는 취지로 해석될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2023년 6월 15일 당시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배현진 조직부총장이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시간 이철규 의원에게 여러 차례 오늘과 같은 앞뒤 다른 상황을 겪고 진저리를 쳤다”며 “(내가 통화에서) ‘출마하지 마시라’고 단호하게 답하자 ‘우리(친윤)가 넘겨주면 안 된다’느니 하며 횡설수설 말을 돌리기 시작했다. ‘또 거짓말 시작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또 “많은 당선인들이 이철규 의원의 출마에 저처럼 직·간접적으로 우려와 자중을 표했다”고 했다.

배 의원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쯤 배 의원에 전화를 걸어 원내대표 출마 관련 의견을 구했다고 한다. 배 의원은 통화에서 “안 나오시는 게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코너에 몰리면 1만 가지 말을 늘어놓으며 거짓을 사실로 만들고, 주변 동료들을 초토화시키는 나쁜 버릇을 이제라도 꼭 고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이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서 “악역을 맡아달라고 요구하더니 밖에 나가서는 엉뚱한 이야기를 해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출마를 종용했던 당내 인사가 다른 창구에서는 불출마를 요구해 배신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진행자가 ‘혹시 배현진 의원 말씀하시는 거냐’고 묻자, 이 의원은 “구체적으로 이름을 얘기 안 하겠다”면서도 “제 말과 답에서 추측이 가능하실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배 의원을 비롯해 윤상현·안철수 의원, 박정훈(서울 송파갑) 당선인 등이 이 의원의 출마를 공개적으로 반대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