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4일 해병대원 특검법을 놓고 팽팽히 맞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 대두에 더불어민주당이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고 나서면서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해병대원 특검법에 무작정 거부권부터 외치고 있다”면서 “특검법을 거부하는 것은 민의를 거부하는 것이고, 국민과 싸우겠다는 소리”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해병대원 특별법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곧장 “채 상병의 죽음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다. 엄중 대응하겠다”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대변인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다 억울하게 죽은 병사의 희생을 누가 은폐하고 있나. 그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자는 것이 왜 나쁜 정치인가”라면서 “국민의힘마저 덮어놓고 거부권만 주장한다면, 22대 국회의 핵폭탄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언급했다.
‘해병대원 특검법’은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특검)법’이다. 지난해 7월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채수근 상병 사고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실 등이 개입해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국론분열을 꾀하고 있다는 태도다. 국민의힘 정광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 주도로 해병대원 특검법이 단독 처리된 점을 언급하며 “언제까지 민주당은 독선과 입법 폭주를 총선 민의라 우기려는 건가”라고 맞섰다.
정 대변인은 “수사당국은 물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자신들만의 일방적 주장을 민심으로 둔갑 시켜 입법 독주에 나서는 민주당의 의회민주주의 파괴 행위는 두고 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