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2일 더불어민주당 단독 표결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반대해왔지만, 김진표 국회의장 직권으로 이날 안건으로 상정됐다. 관건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여부다. 특검법이 통과되면 대통령실이 수사를 받아야 한다. 사실상 윤 대통령을 정면 겨냥한 법이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채상병 특검법을 투표에 부친 결과, 재석 의원 168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에선 초선 김웅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안건 상정에 반발해 퇴장했다. 4.10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 의원은 이날 투표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다.

이 법은 해병대 1사단 소속 채모 상병이 2023년 수해 실종자 수색 작업 중 사망한 사건에 관한 내용이다. 사건 책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 당국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지상을 규명하기 위해 독립적 지위를 갖는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법이다. 수사 대상은 채상병 사망 사건 외 ▲대통령실 ▲국방부 ▲해병대사령부 ▲경북지방경찰청 내 은폐·무마·회유 등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관련 불법행위 등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합의를 통해 국회를 진행해야 하는 의장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합의가 불가하거나 고의로 합의를 지연시킬 경우는 절차대로 해야한다"며 "국회법 절차대로 (직권상정을) 진행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국민의힘 입장을 존중하지만, 총선 민심은 채상병 사건 은폐 의혹을 규명하라고 요구한다"며 "그걸 따르고 해드리는 게 정치의 본령"이라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야당 단독 표결로 본회의를 통과하자 이를 규탄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즉각 '대통령 거부권'을 꺼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법안 통과 직후 규탄대회를 열고 "대통령께 거부권을 건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가담했다"며 "앞으로 21대 국회 마지막까지 모든 국회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채상병 특검법은 다시 국회로 돌아온다. 재의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296명) 3분의 2(197명) 이상이다. 이날 기준 21대 국회 범야권은 ▲민주당 156명 ▲녹색정의당 6명 ▲새로운미래 5명 ▲진보당 1명 ▲조국혁신당 1명 ▲개혁신당 4명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8명으로, 총 181명이다. 여권은 국민의힘(국민의미래 포함) 113명과 자유통일당·국민의힘 탈당 무소속 각 1명씩 총 115명이다.

즉, 여권에서 16명이 이탈하면 법안이 통과된다. 4.10 총선에서 낙천·낙선하거나 불출마한 여당 의원들의 표심이 변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