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외 친명(親이재명)계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29일 국회에 집결했다. 지난해 6월 원외 조직으로 출범했지만, 4·10 총선에서 31명의 당선자를 내며 당 최대 계파로 몸집을 키우게 된 것이다. 민주당 의석(171석)의 20%에 가까운 규모다. 이 자리엔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출마한 조정식·추미애·정성호·우원식 후보자와 박찬대 원내대표 후보자가 일제히 참석, 사실상 정견 발표회를 방불케 했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총선 평가 및 조직 전망 논의 간담회에서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찬대, 정성호 의원, 강위원 당대표 정무 특보, 우원식 의원, 추미애 당선인. /연합뉴스

조정식(6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총선 평가 및 조직 전망 논의 간담회’에 참석해 “22대 국회에선 국회의장 동의 없이 정치검찰이 국회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강행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여야가 본회의 일정을 합의하지 못하더라도 국회법에 따라 (매주 목요일)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국민이 원하는 개혁 입법을 반드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 의원의 발언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겨냥한 것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FC 뇌물 의혹’ 사건 재판을 받고 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도 연루돼 본인과 사건 관계자에 대한 압수수색이 여러 차례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정성호(5선) 의원은 “3권 분립 국가에서 국회의원을 압수수색하고 체포하려는데 국회의장이 아무 소리도 못 했다”며 “의장으로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우리 당이 일사불란하게 단합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추미애(6선) 당선인도 “2016년 촛불 탄핵 당시 당대표였던 제가 비박(非박근혜) 좌장 김무성 대표를 설득해 탄핵 동참 결심을 이끌어냈다”며 “21대 국회와 달라지려면 혁신 의장을 선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가 국회 수장으로 중심을 잡을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우원식(5선) 의원은 “대통령 거부권을 막을 8석이 부족하다”며 “국회가 성과를 내려면 지금까지 국회의장이 취했던 중립은 안 된다. 의장으로서 민주주의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이겠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엔 재선에 성공한 강성 친명계 민형배(광주 광산을)·김용민(경기 남양주병) 의원을 비롯해 혁신회의 상임대표인 김우영(서울 은평갑) 당선인, ‘사기 대출’ 논란을 빚은 양문석(경기 안산갑) 당선인, ‘이대생 성상납’ 발언을 했던 김준혁(경기 수원정) 당선인, 대장동 재판을 변호한 김동아(서울 서대문갑)·김기표(경기 부천을)·박균택(광주 광산갑) 당선인 등이 참석했다.

혁신회의 관계자는 “그동안은 원외 조직이었지만, 이제 원내에서 충분히 세력화할 수 있을 만큼의 당선자를 냈다”며 “22대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 대선 승리를 위해 혁신회의가 어떤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지, 2기 혁신회의 지도부를 어떻게 꾸릴지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퇴계 성관계 지존’ 김준혁에 “역사학 특강 듣자”

논란의 인물들을 추켜세우는 말도 나왔다. 강위원 공동대표는 당선인 김준혁 당선인을 소개하면서 “혁신회의 2기가 출범하면 보란듯 김준혁 당선자에게 역사학 특강을 듣겠다”고 했다. 간담회장에선 웃음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양문석 당선인을 소개할 때는 “멋있다” “전국구 스타” 등의 환호도 나왔다. 김우영 상임대표는 “비명 횡사(비명계만 공천 탈락)니 뭐니 하는 잘못된 프레임을 씌운 민주당의 공천 개혁으로 압도적 승리를 얻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