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회동 제안에 화답한 이재명 대표의 뜻을 환영한다"며 "일정 등 확정을 위한 실무 협의에 바로 착수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오전 "의제 조율이 녹록지 않다.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밝히고, 민주당이 3차 실무회동을 제안한 직후에 나온 입장문이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문에서 이러한 입장을 전하고, 민주당이 제안한 실무회동에 즉각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양측 실무진이 두 차례 만났지만, 의제 관련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특별검사)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민생 법안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일단 만나자"고 입장을 선회해 논의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랜만에 하는 영수회담이라 의제도 정리하고 사전 조율도 해야하는데 그조차 녹록지 않은 것 같다"며 "그래서 다 접어두고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했다. 또 "복잡한 의제들이 미리 정리됐으면 좋았을텐데, 정리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게 아쉬워 신속하게 만남 일정을 잡겠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을 만나서 총선에서 드러난 우리 국민들의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 민생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또 필요한 조치들을 할 수 있도록 요청드리도록 하겠다"며 "대통령께서도 우리 국민의 이런 어려운 상황, 총선 민의를 잘 들어주시고 절박한 심정으로 어떻게 하면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실무진의 3차 회동도 확정됐다.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홍철호 정무수석에 전화를 걸어 "이재명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회담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또 이날 오전 중으로 실무 회동을 하고 영수회담 일정을 정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도 "실무 협의에 바로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민주당 측 실무회동 담당자인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은 "민주당이 제안한 의제에 대해 대통령실의 성의 있는 검토 의견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게 이 대표의 입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