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찬반 투표’로 선출하게 됐다. 통상 선거에서 이긴 정당의 경선은 후보 난립으로 경쟁이 극심하다. 특히 이번 원내사령탑은 ‘총선 민심’을 명분으로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院) 구성과 주요 법안 협상 시 강력한 주도권을 쥘 수 있다. 그런데도 출마하겠다는 사람은 ‘찐명’ 후보자 1명 뿐이다. 당내에선 명심(明心·이재명 대표 마음)에 따른 ‘강제 교통정리’란 말이 나왔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3선 박찬대(인천 연수갑)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단독 출마했다. 선거일은 내달 3일이다. 박 의원은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선출되지만, 후보가 1명 뿐이라 무난하게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군이던 서영교·김민석·김성환 의원 등은 일찍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한병도 의원과 막판까지 고심하던 박주민 의원까지 불출마를 결정해 경쟁자가 사라졌다.
박 의원은 이 대표와 같은 인천 지역구 현역으로, 이재명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지난 19일 이 대표는 유튜브로 생중계된 당원 행사에서 박 의원을 직접 소개했었다. 당시 이 대표가 원내대표를 직접 추천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명심’이 드러났다는 말이 나왔다. 이 대표 온라인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과 당원 게시판 등에도 박 의원을 추대하자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역대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1인 후보만 출마한 건 이례적이다. 열린우리당 시절인 2005년 당시 정세균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입후보해 만장일치로 추대됐었다. 그러나 당시는 천정배 원내대표가 임기 도중 사퇴해 혼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절차였다. 총선에서 압승하고, 3·4선 의원이 44명에 달하는 상황과는 차이가 크다.
토론회도 생략했다. 오는 30일 열리는 22대 총선 당선인 워크숍에서 원내대표 후보자 토론을 할 예정이었지만, 박 의원 단독 출마로 취소됐다. 내부에선 이런 상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5선 고지에 오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당이 이렇게 한 쪽으로 쏠려서 일사불란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며 “집권하려면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 바른말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