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표 공약'인 횡재세를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한다. 횡재세는 은행과 정유사가 일정 기준을 초과한 이익을 거둘 경우 초과분에 세금을 물리는 내용이다. 이중과세가 될 수 있어 위헌 논란도 있다. 21대 국회에서 정부·여당은 물론 야당 내 반대도 강했지만, 총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이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과거 대선·총선 공약의 재원 마련책으로도 횡재세를 꼽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유가 시대에 국민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적극적 조치가 필요한데, 정부가 업계의 팔을 비트는 방식으론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민주당이 지난해 안정적 상황 관리책으로 횡재세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 정부는 막연한 희망의 주문만 외울 게 아니라 실질적 조치로 국민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제유가, 환율, 금리 등 물가상승이 은행·정유사의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한다며 환수 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해 11월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인 김성주 의원 명의로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과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금융사가 직전 5년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내면 이를 초과이익으로 규정하고, 초과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생금융 기여금을 내게 하는 것이 골자다.

이렇게 걷은 기여금은 장애인·청년·고령자 등 금융취약계층과 금융소비자 지원에 쓰겠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이들에게 저금리 대출상품을 공급하고 ▲대환 대출 지원 ▲대출 상환기간 연장 및 유예 ▲대출이자 감면 및 이자 차액 보전 ▲경제적 회생을 위한 채무조정 및 신용회복 지원 등으로 금융 부담을 완화한다는 것이다.

이 법안 소관 상임위는 국회 정무위원회다. 지난해 상임위 논의 당시 민주당 소속 위원 일부조차 법의 메커니즘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표했었다. 정무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초과이익 환수라는 개념이 온당한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있었다"며 "법이 통과되면 금융·정유사 외 재계 전반으로 번져 체계 자체를 바꿀 파괴력이 있다. 야당 단독으로 밀어붙일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당 주류는 '총선 민심'을 명분으로 들고 있다. 친명(親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무위 소속 의원은 "법안은 여론이 지지해야 동력을 얻는데 총선 결과로 이미 답이 나온 것 아니냐"라며 "당장 이번주에 정무위 회의에선 처리가 어렵지만, 22대 국회에서 신속하게 추진하자는 게 전체적인 분위기"라고 했다. 정무위는 오는 23일 야당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열어 여권이 반대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횡재세에 반대했던 기업인 출신 의원들이 '비명'으로 찍혀 다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불출마했다"며 "당대표가 추진하려는 법안에 반대 논리를 들 만한 경제 전문가가 원내에 없다"고 했다.

이번 주 예정된 영수회담 주제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 측은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에서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민생 문제와 함께 횡재세를 언급하는 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