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6일 총선 참패로 생긴 지도부 공백을 수습하기 위해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 다만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하 비대위 구성을 포함해 새 지도부를 출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전날 4선 중진 간담회에 이어 같은 결과다. 국민의힘은 오는 17일 상임고문단 의견까지 청취한 뒤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차기 지도부 구성에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 총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한 제22대 당선자 총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을 빠른 시간 안에 수습해 (새로운) 지도부 체제가 빨리 출범할 수 있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실무형 비대위’를 구성할 것”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최고위원회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 구성을 결정해야 하는데, 현재 최고위가 없고 한동훈 비대위 또한 해체 수순에 있어서다.

그러면서 윤 권한대행은 향후 계획에 대해 “내일(17일) 상임고문들의 모임이 있는데, 저를 비롯해 핵심 당직자들이 참석해 의견을 듣겠다”며 “낙선자들의 의견을 듣자는 의견도 (당선자 총회에서) 나왔다. 참석 가능한 인원을 파악한 후 금요일(19일)쯤 추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구체적인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질의하자, 윤 권한대행은 “날짜를 정하기보다는 빠른 시일 내에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약 1시간 50분 정도 진행된 당선자 총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윤 권한대행 체제하 관리형(실무형) 비대위를 출범하고 조속히 전당대회를 치르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윤상현 의원은 당선자 총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차기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구성하는 게 맞는다. (하지만) 야당이 5월 2일에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하니, 이때까지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마무리해야 한다”며 “차기 원내대표에 부담감을 줘선 안 된다”고 했다.

김태호 의원도 “실무형(관리형) 비대위이기 때문에 비대위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며 “(다만) 비대위의 과제를 줄이면서 빠른 시간 안에 전당대회를 열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다만 윤 권한대행은 본인이 비대위원장을 맡고 전당대회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그런) 의견은 있었지만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며 “(계속해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과 비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당선자들은 이날 총회에서 결의문을 낭독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실무적인 절차를 거쳐 합당할 예정이다. 이들은 “오늘(16일) 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운명을 책임지고 이끌어가기 위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다시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한 마음 한 뜻으로 변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치열한 자기성찰에 기초해 우리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다”며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자기혁신의 노력과 아울러 우리는 집권당으로서 당면한 민생 과제에 책임 있게 대응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심을 보다 적극적으로 정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당정 간 소통을 강화한다. 국정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여야 협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의회 정치 복원에 최선을 다한다”며 “당의 위기 상황에서 분열하고 갈등하기보다 의견 통합 과정을 통해 단결된 힘으로 수습하고 재건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