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참패 이후 지도부 공백을 맞은 국민의힘이 새 지도부 출범으로 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고 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6월 말 또는 7월 초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 지도부를 구성하게 될 전망이다. 관건은 당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수직적 당정 관계와 영남권 정당 이미지 타파다. 비윤(비윤석열)계 수도권 중진들의 당 리더십 장악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당 안팎으로는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이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안철수(왼쪽)·나경원 국회의원 당선인. /뉴스1

16일 국민의힘은 제22대 당선자 총회를 열고 전당대회 개최를 위한 실무형(관리형) 비대위를 구성하는 데 뜻을 모았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총선 패배 이후 당 수습방안과 관련해 "당을 빠른 시간 안에 수습해 (새로운) 지도부 체제가 빨리 출범할 수 있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실무형 비대위'를 구성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본인이 직접 비대위원장을 맡고 전당대회를 여는 방안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국민의힘은 당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의 방법과 구성을 의결할 새로운 비대위 체제 출범이 필수적이다. 당헌·당규상 최고위원회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 구성을 결정해야 하는데, 현재 최고위가 없고 한동훈 비대위 또한 해체 수순에 있어서다. 당 관계자는 "총선 참패 이후 불안정한 상태를 빨리 끊어내야 한다"며 "정기 국회가 시작되는 9월 전인 6월 말 혹은 7월 초쯤엔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게 당내 중론"이라고 했다.

이때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가 해결할 최우선 과제는 당정 관계 재정립과 '도로 영남당' 이미지 탈피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이 나올 때마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내부 총질'로 몰아가는 등 수직적 당정 관계가 총선 참패로 이어졌고, 여전히 '영남당'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이번 총선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역구 당선인 90명 중 영남권 당선인은 59명에 달한다. 전 국민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거주 인구 비율이 50.7%인 것을 감안하면 당내 수도권 목소리가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차기 당권주자로 수도권 중진인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 권영세 의원, 윤상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 중 나 당선인과 안 의원은 수도권 민심을 당으로 끌고 올 뿐 아니라 '영남 당 대표'로 표현되는 영남당 이미지도 타파할 수 있어 적임자로 꼽힌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지난해 3·8 전당대회 때 윤 정부에 대한 '쓴소리'를 했을 만큼 당정 관계 재정립에도 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비윤계 30대 초선인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을 당 대표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우리가 패한 건 수도권·중도층 민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중도층 유권자들도 혹할 만한 수도권 중심의 파격적인 인사를 통한 당 인적 쇄신도 필요하다. 김재섭 당선인 같은 젊은 정치인이 그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새로운 지도부 출범을 빠른 시일 내에 하되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民意)를 반영할 수 있는 당 지도자를 선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 당 관계자는 "총선이 끝난 지 벌써 6일째다. 아직도 당이 어수선한데 이걸 빨리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지도부 출범이 그 시작"이라며 "벌써 3번이나 진 수도권 총선 결과에서 우리가 놓친 민심을 당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반성적 태도를 명확히 보여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룰이 민심을 반영하는 쪽으로 개선돼야 하는 것"이라며 "당내 역학관계를 따지기보다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 방향을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 쇄신이나 수습도 결국은 타이밍"이라며 "당권 다툼에 의한 반사이익을 얻으려고만 하는 게 아니라 당 정상화에 일조할 수 있는 시스템부터 마련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