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당선인이 16일 국회에서 여성 당선인들과 차담회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내대표를 지낸 나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인물이다. 비윤(非윤석열)계이자 국민의힘 여성 당선인 중 최다선으로, 차기 당권주자로도 꼽힌다. 총선 참패와 지도부 공백 사태로 혼란한 가운데,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나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약 2시간 가량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성 당선인 20여명과 차담회를 했다. 차담회에는 이번 선거로 3선에 오른 김정재·임이자 의원을 비롯해 김희정 부산 연제구 당선인, 김민전·김소희·조배숙 비례대표 당선인 등이 참석했다.
22대 총선 여성 당선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국민의힘·국민의미래(비례 위성정당) 여성 당선인 단체대화방이 만들어졌고, 이 곳에서 차담회 시간과 장소가 공지됐다고 한다. 이들은 국민의힘 여성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조배숙 당선인이 각각 여성위 지역구·비례의원 공동대표를 맡았다.
한 차담회 참석자는 “나 당선인의 연락으로 모이게 됐다”며 “나 당선인이 ‘앞으로 다 같이 잘해보자’, ‘당 위기를 헤쳐 나가고 서로 잘 지내자’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다른 당선인은 “서로 얼굴도 보고 통성명이라도 하자는 차원에서 모였다”며 “4년간 함께 의정 활동을 할 텐데, 아직 서로 전혀 알지 못해서 나 당선인이 모임을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또 “서로 인사도 나누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도 했다.
이날 모임이 주목을 받는 건 나 당선인이 차기 당권주자로 꼽혀서다. 나 당선인은 정권심판론 속에도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동작을에서 당선됐다. 국민의힘 지역구 당선자 90명 중 수도권은 19명뿐이다. 그만큼 수도권 민심을 대변할 인물군이 좁다.
당내에선 ‘나경원 카드’가 ‘영남 자민련’ 이미지 타파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나 당선인은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윤석열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비윤계 주자 이미지를 굳혔다. 당정 관계 재정립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 다만 본인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나 당선인은 이날 오전 당선인 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그런 이야기(당권)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