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끝난 가운데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이 제3지대에서 거대 야당과의 선명성 경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반윤(반 윤 대통령)’을 내세운 두 당 모두 총선이 마무리되자마자 윤 정권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건희 여사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 경질설’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뻔뻔한 방패 역할을 할 사람을 찾고 있다”라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4·10 총선 결과가 확정된 11일 첫 기자회견을 대검찰청 앞에서 진행하며 검찰의 김건희 여사 소환 조사를 촉구한 강경 노선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선거 직후 재정 상황을 발표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분명히 재정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민생토론회를 통해) 많은 공약을 남발했다”며 “국민을 무시하고 선거에 개입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거대 양당의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 이들보다 강도 높게 ‘반윤(반 윤석열)’을 외치고 있다.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에서도 조경태 의원 등을 중심으로 ‘채상병 특검법’ 특검 처리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새로운 지지층이 창출한 것이 아니라 기존 정당에 실망한 지지자층이 분열해 제3지대 정당의 지지세력이 된 것이다”라며 “거대 정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강도 높은 투쟁노선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제3지대 정당이 2026년 지방 선거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반윤’을 뛰어넘어, 양당과 차별화되는 공약을 내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년 후엔 정권 심판 여론이 한풀 꺾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통령 탄핵과 새누리당 분열 이후 심판론이 강했던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163석)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84석)을 누르고 압승했다. 그러나 2년 후인 대선에선 이재명 민주당 후보(47.83%)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8.56%)에 패배하기도 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두 정당이 윤 정권 심판을 내세우는 것은 단순 일시적인 선거전략은 아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을 위해 (이외) 정책적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며 “정책으로 향후 비전을 당원과 지지세력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