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군보다 아군이 많아야 한다. 민주당 아군들이 반드시 1당이 돼야 한다. 민주당이 151석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들(국민의힘)이 과반을 차지하게 한다는 건 나라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6∼17일 경기 하남, 화성, 평택에서 후보들의 지원 유세에 나선 데 이어 사흘째 수도권을 집중해 공략하고 있다.

마포는 서울의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곳이다. 민주당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다가 정계에 뛰어든 이지은 전 총경을 마포갑에, 강성 친명(親이재명)계 지도부인 정청래 최고위원을 마포을에 공천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조정훈 의원과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이 각각 후보로 나섰다.

이날 경의선 숲길에서 파란 목도리를 매고 있던 민주당 지지자들은 빵을 흔들며 “민주당 몰빵”을 연신 외쳤다. ‘몰빵’은 총선에서 비례 투표를 민주당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몰아주자는 뜻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내세우는 구호다.

이 대표는 “몰빵 얘기가 나와서 하는 얘긴데, 우군보다 아군이 많아야 한다”며 조국혁신당을 우군으로 불렀다. 그러면서 “만약 민주당이 1당을 놓치고 그들(국민의힘)이 1당이 되는 날, 행정 권력만으로도 나라를 이렇게 망쳤는데 입법권까지 차지하고 국회의장을 차지해 의사봉을 장악하는 날을 상상해보라”며 “결코 그들(국민의힘)에게 1당의 위치를 허용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이지은 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을 한 양문석(경기 안산갑) 민주당 후보의 공천 철회 요구에 대해선 “사과해야 하지만, 그 이상의 책임을 물을 것인지는 국민들께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을 주권자로 인정하지 않거나 일부 지역을 폄하하는 발언에 대해서는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체성이 의심되는 발언이야말로 진정 국민이 책임을 물어야 할 막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호남 비하 발언, 5·18 폄훼 발언하면 안 되겠죠. 봉투 받고 이런 사람 공천하면 안 되겠죠. 친일 발언하면 안 되겠죠”라고 말했다. 양 후보의 발언은 이 대표가 열거한 발언들과 성격이 다르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양 후보의 논란에 대해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고도 했다.

이 대표가 경의선 숲길을 빠져나갈 무렵, 조정훈 국민의힘 후보와 지지자들이 쓰레기를 줍다가 민주당 지지자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조 후보를 향해 “배신자가 여기를 왜 오나. 부끄럽지도 않나”라고 소리쳤다. 빨간색 점퍼를 입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왜 욕하고 난리인가”라며 “조정훈! 조정훈!”이라고 외쳤다. 조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지만, 지난해 조 후보 소속 정당인 시대전환이 국민의힘으로 흡수합당되면서 당적을 옮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