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42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구 획정에 대한 여야 공방은 이어지고 있다.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29일이 선거구 획정안 처리 '디데이'지만 여야는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당초 여야는 시·도별 의석 정수를 두고 이견을 보여왔는데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선거구획정위 원안 통과'를 주장하며 또 다른 갈등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4개 특례구역은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영배 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27일) 선거구 획정안을 두고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당초 국민의힘 텃밭인 서울 강남과 부산 의석은 그대로 두면서 전북 의석수만 줄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지만 최근 '획정위 원안대로 가자'고 입장을 바꿨다. 앞서 지난해 1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는 지역구 수는 253석으로 유지하고 인구 변화를 반영해 서울(노원구)과 전북 의석수를 각각 1석씩 줄이고, 인천과 경기를 각각 1석 늘리는 안을 국회에 권고했다. 이에 민주당은 텃밭인 전북 의석수는 줄이면서 국민의힘에 유리한 부산은 유지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해 왔었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 국민의힘을 향해 "불공정한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수정안을 과감하게 제시하든가 획정위안을 받든가 두 가지 중 하나로 입장을 정리해와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그러면서 "애초 획정위안에 대한 민주당의 지적에 대해 국민의힘은 획정위안이 특정 정당에 유불리한 내용이 아니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우리가 원안을 한다고 하니까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며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시·도별 의석 정수를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선거구획정위 권고에 대해 동의해 왔지만 '획정위 원안'대로 가는 것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개특위 여야 간사가 '4개 특례구역'을 지정해 선관위에 전달한 조정안대로 선거구를 획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 정개특위 간사인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조선비즈에 "민주당이 앞서 합의된 특례구역을 파기하고 전지역 선관위 획정안으로 하자고 해서 여야 갈등이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여아는 정개특위에서 선거구 협의를 이어오며 종로구와 중구를 합치고, 성동 갑·을로 구역을 조정해달라고 한 획정위 권고 등에 대해 현행 지역구를 유지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에 획정위 원안대로 선거구가 획정된다면 강원도와 경기 북부에는 각각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선거구와 포천·연천·가평 선거구 등 거대 선거구가 탄생하게 된다.

앞서 선거구획정위는 현행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 갑과 을 지역구에서 춘천을 분리해 '춘천 갑·을'로 단독 분구하고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을 하나의 선거구로 묶으라고 권고했다. 또 현행 동두천·연천, 양주, 포천·가평 선거구를 동두천·양주 갑·을과 포천·연천·가평 선거구로 구역 조정하겠다고 했는데 이에 '게리맨더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야가 합의한 특례구역을 파기하게 되면 당내 현역 의원 간 경선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가 선거구 획정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전날 국회의원 정수를 301명으로 늘리는 중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며 "우리 당은 국회의원 정수를 줄이겠다고 국민께 약속한 만큼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라고 거절 의사를 밝혔다. 또 윤 원내대표는 부산 선거구는 유지하되, 전북 지역구 의석 1석 대신 비례대표 의석 1석을 줄이는 안을 제안했지만, 홍 원내대표가 반대하면서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개특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선거구 획정안에 대한 막판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여야가 본회의 전까지 결론에 이르지 못한다면 의석 과반 다수당인 민주당 입장대로 획정위 원안이 처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