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철 더불어민주당(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의원이 26일 당의 ‘투명한 공천’을 당부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소 의원은 이번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20%’ 통보를 받지 않았으나 “읍참마속의 결단으로 혁신해야 한다”며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했다. 최근 호남을 비롯한 각 지역에서 친명(親이재명)계 중심의 불공정 공천 논란이 심화하는 가운데, 호남 초선인 소 의원이 스스로 출마를 포기하며 ‘불투명 공천’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지난해 12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소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도덕심과 이성에 반하는 작금의 현실에 대해 하루하루 힘든 불면의 밤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고심 끝에 저 한사람이라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광야에서 외치는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순천의 선거구 정상화가 눈앞에 왔다. 이로써 제가 지역구 의원으로서 약속한 과제들을 거의 다 이루게 됐다”고 했다.

그는 최근 당의 불공정 여론조사 및 공천 관련 의혹을 겨냥해 “한 사람의 힘으로는 개혁을 이룰 수 없고 혼탁한 정치 문화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절절히 느낀 4년여의 시간이었다”며 “많은 당원과 국민께서 당내의 분열과 대립된 상황에 실망하고 차가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깨끗하고 도덕적인 우위에 서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뜻을 온전히 반영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으로 신뢰를 회복해 달라”며 “진짜 개혁은 읍참마속의 결단으로 혁신하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민주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은 소 의원을 포함해 총 15명이 됐다. 이날까지 박병석(대전 서구갑), 김진표(경기 수원시무), 우상호(서울 서대문구갑), 김민기(경기 용인시을), 인재근(서울 도봉구갑), 임종성(경기 광주시을), 오영환(경기 의정부시갑), 이탄희(경기 용인시정), 최종윤(경기 하남시), 홍성국(세종시 갑), 황운하(대전 중구), 강민정(비례), 김홍걸(비례), 정필모(비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