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일본에게도 협력을 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여야 정당의 역할 분담과 '협치 복원'을 호소하며 "일본을 통해서라도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윤석열 정부가 함께 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했다. '남남갈등'의 폭을 줄이는 데 보수 정당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최근 북한과 일본이 대화하며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며 "한반도 당사자로서 이를 방관하거나 반대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 복지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증세도 보수정당이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노블리스 오블리제로 대한민국 보수의 품격과 능력, 용기를 보여 줄 수 있다. 존경받는 보수, 용기있는 보수,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믿는 보수가 대한민국을 실제적으로 전진시킬 수 있다"고 했다.
진보 정당에 대해선 "의약분업, 한·미 FTA, 상생형 일자리와 같이 타협과 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더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며 "보수가 사회안전망을 비롯한 복지와 교육개혁, 노동개혁에 대해 준비가 부족하다면 진보가 협력하면 된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협력으로 경쟁하는 정치 조정자로서 경쟁하는 진보와 보수가 된다면 국민께 정치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보수 정권의 북방외교도 전례로 들었다. 홍 원내대표는 "북방정책을 강력히 추진, 성공시켰던 과거 보수정부를 생각해 보라"며 "북방정책은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 국가들과의 국교 수립, 교류를 통해 북한과의 전쟁 위협을 상당히 완화했고, 당시 보수정부이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다시 보수가 평화를 만드는 기적을 보여달라"며 "강경 일변도인 미국 네오콘과 미국 우선주의자들에게 한반도 평화가 얼마나 절실한지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배터리·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 기업의 세액 공제 등을 지원하는 '한국판 IRA법' 추진을 제안했다. 그는 "초고속·저전력·저비용의 국산 인공지능 반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풀 스택(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개발하는 능력을 보유하는 전략)을 강화할 시점"이라며 "여야가 독자적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중하고, 한국판 IRA법을 적극 마련해 우리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