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9일 박진 전 외교부 장관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모두 강남을에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두 사람 모두 다른 지역구로 재배치할 방침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중앙당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공천 신청자의 지역구 재배치 여부에 관한 질문에 대해 “현재로서는 그분들이 신청했던 지역구에 공천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재배치한다는 것까지 내부적으로 의견이 모아진 건 맞는다”며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박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맡았다.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 측근으로 통하는 인사다. 때문에 이들이 ‘보수 양지’인 서울 강남을을 놓고 공천 신청을 한 사실이 드러났을 때 윤석열 대통령은 불편한 기색을 나타낸 바 있다. 안 그래도 대통령실 참모진 ‘양지 출마’ 비판이 거셌는데 와중에 윤석열 정부 출신들끼리 다투는 형국이었던 탓이다.
장 사무총장은 이들의 지역 재배치에 대해 “대략 당에서 이런 곳에 출마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지역구는 있다”면서도 “최종 수용 여부만 확인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지역 재배치를 하게 된 이유를 질의하자, 장 사무총장은 “윤석열 정부 내각에 있었거나 대통령실에 있던 분들 중에서 필요하다면 우리 당이 필요로 하는 지역에 가서, 어려운 지역에서 아니면 경쟁력 있는 후보자를 내기 어려운 지역에서 싸워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공천 전에도 밝혔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걸 수용하고 당의 결정을 따른다고 했기 때문에 그분들과 협의해 당이 필요로 하는 곳으로 재배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장 사무총장은 이들을 수도권으로 공천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 확정적으로 말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전 비서관이 용인, 박 전 장관이 종로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일축한 것이다.
이에 두 후보자가 다른 지역구로 재배치 되면 비워진 강남을에 우선 공천(전략 공천)이 이뤄질 수 있는지 질의하자, 장 사무총장은 “두 분이 다른 곳으로 가니 우선 추천이든, 추가 공모든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또 장 사무총장은 울산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김기현 전 대표와 박성민 의원의 경선 또는 단수 공천 가능성에 대해서는 “발표를 보류한 곳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현재 논의 중에 있다”고 했다.
전날 김영선(5선·경남 창원시 의창구) 의원이 경남 김해갑 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 장 사무총장은 “아직 공관위에서 어떤 결정을 하거나 답을 드린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장 사무총장은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차관의 ‘장남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서류만 갖고는 왜 면제됐는지 알 수 없다”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거기에 맞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회의를 열고 인력 재배치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장 사무총장은 “보류된 지역들은 전부 재논의할 예정”이라며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특정 지역에 몰려 있는 경우가 있다. 그 후보들과 협의해 수용 의사가 재배치 논의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특별히 중진 의원을 염두에 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