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15일 “윤석열 대통령을 키우는 데 추미애 전 장관의 공이 훨씬 더 크다”며 “임종석 전 실장에게 최소한 경선은 붙여줘야 한다”고 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친명(親이재명)계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임종석 전 비서실장을 겨냥해 ‘윤석열 검찰총장 발탁’ 및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라며 불출마를 압박한 가운데, 친문(親문재인)계와 공천 갈등으로 번진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뉴스1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저렇게까지 뜨는 데 추 전 장관도 큰 책임이 있다고 보는 여론이 더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누가 이재명과 더 가깝나’를 두고 이른바 ‘찐명대전’을 벌이는 데 대해 “20대 총선 때 친박(친박근혜), 찐박이라고 하다가 1당을 빼앗겼다”며 “친명, 찐명 공천 모양새로 계속 갈등이 벌어지면 총선에서 진다”고 했다.

이 대표도 직격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 지지율만 믿고 너무 안이하게 대처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더불어민주당 당명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포용해야지, 문명(문재인·이재명) 충돌을 했다가는 (선거 승리를) 장담 못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당내 ‘대선패배 책임론’에 대해 “우선 이재명 대표가 제일 큰 책임”이라며 “(이 대표) 본인이 모든 게 제 책임이라고 이미 자인을 했지 않느냐”라고 했다. 또 “임종석 의원이 과거(한명숙 대표 뇌물 의혹 사건 당시) 기소됐다가 최종 무죄를 선고 받고 소명도 했지만, 지역구(성동을)를 깨끗이 내려놓고 홍익표 의원이 물려받았다”며 “당은 (임 전 실장에게) 빚이 있는 셈”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 중·성동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지역은 홍익표 원내대표가 ‘험지 출마’를 명분으로 일찍이 불출마를 선언해 ‘전략지역’으로 분류됐다. 통상 전략지역은 당 공천관리위원회와 지도부의 판단에 따라 중량감 또는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인물을 전략공천한다. 국민의힘에선 KDI(한국개발연구원) 출신 윤희숙 전 의원과 권오현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공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