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 리스크’가 커졌다. 이 대표가 배임 혐의로 기소된 ‘백현동 특혜 개발 사건’의 핵심인 ‘로비스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이 대표의 배우자인 김혜경씨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 대표가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성남FC 비리 의혹과 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김동희 부장검사)는 이날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기부행위) 혐의로 김씨를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날 “(김씨의 측근인) 배씨에 대한 항소심 결과를 포함한 증거 관계 및 법리를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한 결과 배씨가 김혜경 씨와 공모해 기부행위를 한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가 인정돼 기소했다”며 “향후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배우자 등 지인 6명에게 10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씨가 측근 배씨와 공모해 기부행위를 했다고 봤다. 이와 별개로 김씨의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횽 의혹’도 추가 수사키로 했다. 김씨가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당선 직후인 2018년 7월부터 4년여 간 배씨를 통해 법인카드로 음식값을 결제하는 등 사적 용도로 쓰도록(배임)했다는 것이다.
전날에는 이 대표의 측근으로 꼽혔던 ‘백현동 로비스트’ 김인섭 전 대표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백현동 사건 관련 법원의 첫 판단인 이날 재판에선 김씨와 이 대표의 ‘특수 관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특히 김씨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성남시에 로비를 했다고 봤다.
민주당은 이날 김씨 기소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선거를 앞둔 시기에 대놓고 맞춘 악의적·정치적 기소”라며 “검찰이 주체가 돼서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문제’를 감추기 위해 이 대표 배우자를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가 로비스트보다 더 중한 형을 선고받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