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의과대학. /뉴스1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두고 비판을 이어온 대한의사협회 전 회장이 “지방에 부족한 건 의사가 아니라 민도”라고 주장해 ‘지방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 제35대 회장을 지낸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는 지난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비수도권 지역 인재 중심의 의대 증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대 서열화를 공고히 하는 개악”이라며 “환자들의 수도권 이동을 가속할 것이다. 지방에 부족한 건 의사가 아니라 민도란 거다”라고 썼다.

해당 글 게시 이후 곧장 주 대표가 지방민을 비하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민도란 국민의 생활이나 문화 수준을 뜻하는 단어다. 해당 게시글이 지방에 부족한 것은 의사가 아니라 지방 국민들의 생활 수준이라는 의미로도 읽히는 탓이다.

주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3년간 의협 회장을 지냈다. 현재 차기 의협회장 유력 후보로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머리라는 게 있으면 생각을 해봐라”라는 글을 올리는 등 의대 증원 정책과 관련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주 대표는 지방 비하 등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게시글에서 민도라는 단어를 뺐다. “지방에 부족한 건 의사가 아닌 환자”라는 문구로 바꿨다. 게시글 등록 15시간 만이었다.

한편 정부는 지난 6일 내년 의대 정원을 2000명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대학병원 전공의 등을 중심으로 총파업 등 집단행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공의들은 병원별로 집단행동 여부에 대한 의견수렴에 절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집단행동으로 변하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정부는 법에 규정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범정부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