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오는 4월 총선에서 각 지역구의 경선 또는 단수·우선추천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확정했다. 예비후보 여론조사 결과 1인의 지지율이 상대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으면 단수공천을, 최근 재·보궐선거를 포함한 국회의원선거에서 3회 연속 패배한 지역은 전략공천(우선추천)을 고려하는 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의원이 각각 현역인 인천 계양을, 서울 마포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정영환 공관위원장과 공관위원들은 23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2차 회의를 마치고, 4·10 총선에 적용할 공천지역 선정 기준을 발표했다.
일단 ‘단수추천’은 ▲복수의 신청자 중 1위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2위보다 두 배 이상이거나 ▲1인만 상대당 후보 대비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p) 이상이면서 ▲같은 당 상대후보와 도덕성평가에서 10점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로 한정했다. 단수추천은 당내 심사를 거친 다수의 후보자 중 1명만 선정해 경선을 치르지 않고 본선에 내보내는 것이다.
이와 달리 ‘우선추천’은 애초에 다수 후보자를 받지 않고, 해당 지역구에 1명만 추천하는 방식이다. 여야 정치권에선 흔히 ‘전략공천’으로 통용된다. 국민의힘 당세가 현저히 약화한 곳으로 ▲당 소속 의원 또는 직전 당협위원장이 불출마하거나 ▲최근 국회의원선거(재·보선 포함)에서 3회 연속 패배한 곳 등을 우선추천 지역으로 정한다.
◇'험지’ 계양을·마포을, ‘현역 등 불출마’ 해운대갑·사상 전략공천 可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이 ‘자객 출마’를 자처한 계양을, 최근 김경율 비대위원의 공천 문제로 논란을 빚은 마포을 등이 기준에 부합한다. 계양을은 이 대표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현역을 지낸 ‘야당 텃밭’으로 꼽힌다. 마포을도 18대 총선부터 4회 연속 민주당 계열 정당이 승리해왔다.
현역 의원 또는 직전 당협위원장이 불출마한 지역으로는 부산 해운대갑(하태경 의원), 부산 사상(장제원 의원), 서울 중·성동을(지상욱 전 의원), 서울 중·성동갑(진수희 전 의원) 등이 우선추천 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다.
지난해 10월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한 강서구 일부 지역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강서갑 현역은 민주당 강선우 의원이며, 최근 3회 연속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2016년 20대 총선 때 신설된 강서구 병 역시 같은 당 한정애 의원이 두 차례 당선된 곳이다.
다만 향후 논의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다는 게 공관위의 설명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원칙적으로 오늘 발표한 경우에 해당하면 우선추천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 여기에 해당하면 그 지역을 무조건 우선추천 지역으로 확정한다는 것은 아니다.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도 “마포을은 후보자 접수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별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단수 및 우선추천에 해당되지 않는 지역은 경선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경선 후보자가 ‘3회 이상의 경고’를 받으면 후보자 자격을 아예 박탈키로 했다. 경선을 치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제재 기준은 ▲현행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경우 ▲당 선거관리위원회(공관위 겸임)에서 금지한 선거운동을 한 경우 ▲경선 방해 행위를 한 경우 ▲선관위가 재적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의결한 경우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주의 및 시정명령 ▲경고로 나뉜다. 이 중 ‘경고’ 대상은 “위반사항이 중대하고 향후 경선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경우”로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