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는 지난해 공공의료기관 내부 구성원이 경험한 갑질 비율이 42.3%에 달했다는 평가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국공립대학에서는 연구비 횡령‧편취가 여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권익위는 이날 2023년 전국 국립대학병원, 지방의료원 등 22개 공공의료기관과 16개 국공립대학에 대한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종합청렴도 평가는 공공의료기관‧국공립대학과 업무 경험이 있는 환자·계약업체 등 4300여 명과 공공의료기관‧국공립대학 내부 구성원 6400여 명 등 약 1만 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다.
지난해 공공의료기관의 종합청렴도 점수는 74.8점, 국공립대학은 77.6점이다. 이는 지난달 28일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행정기관‧공직유관단체의 종합청렴도(80.5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기관별로는 종합청렴도 1등급은 1개 기관으로 부경대학교, 5등급은 충청북도청주의료원과 성남시의료원으로 2개 기관이었다.
공공의료기관 업무를 경험한 환자와 계약업체 및 내부 공직자 등 4600명이 평가한 청렴체감도는 79.3점으로 행정기관‧공직유관단체의 청렴체감도 80.0점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공공의료기관 진료 과정을 경험한 환자 또는 의약품‧의료기기 납품계약을 체결한 업체 등 2700여 명이 직접 평가한 외부체감도는 87.8점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었다.
반면, 공공의료기관 공직자 1800여 명이 평가한 내부체감도는 60.7점에 그쳐 기관 외부와 내부의 체감수준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이 같은 간극은 부패경험률에서도 나타났다.
환자‧계약업체 등 외부에서 경험한 부패경험률은 0.44%였던 반면, 내부 구성원의 부패경험률은 2.09%였다. 경험 유형별로는 숙박‧교통 등 편의 제공에 대한 경험률이 외부(0.29%)와 내부(1.07%) 모두 가장 높았다. 청렴노력도 점수는 69.1점으로 행정기관‧공직유관단체 평균(82.2점)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 기관의 적극적인 부패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익위는 밝혔다.
특히 내부체감도 세부 항목 중 공공의료기관 구성원들은 '부당한 요구‧지시‧거부 등의 갑질행위(57.0점)' 항목에 대해 특히 낮게 평가했고, 내부 구성원들이 실제 경험한 갑질 경험률도 42.3%로 나타났다.
아울러 국공립대학과 계약 업무 처리 경험이 있는 업무 상대방과 강사‧연구원‧조교‧대학원생 등의 내부 구성원, 총 6200여 명이 직접 평가한 청렴체감도는 76.2점으로 행정기관‧공직유관단체의 청렴체감도(80.0점)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영역별로는 계약 업무 경험이 있는 업무 상대방이 평가한 계약 영역의 체감도가 94.5점으로 높았던 데 비해, 내부 구성원이 평가한 연구 및 행정 영역의 체감도는 71.0점에 그쳤다.
아울러 국공립대학의 특수성을 반영해 별도 항목으로 조사한 '연구비 횡령·편취 경험률'은 2.49%로 나타났다. 부패공직자로 인해 감점된 33건의 부패사건 중에서도 '연구비 등 유용‧횡령'이 24건(72.7%)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민권익위 정승윤 부패방지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국민의 건강을 지켜야 할 공공의료기관의 부패‧갑질 행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연구비 부정 사용 행태 또한 건전한 학문 연구와 대학 운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공공의료기관 및 국공립대학의 청렴수준을 높이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