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제22대 총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21대 국회는 민생을 외면한 거대 양당의 극한 대립으로 국민의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조선비즈는 4월 총선에 도전장을 내민 여야 정치 신인들이 말하는 한국 정치의 문제점과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21대 국회는 한마디로 분노를 조장하는 국회였습니다. 국민적 피로도만 높였습니다. 정쟁이 아니라 민생을 두고 정책 대결과 토론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반드시 세대교체가 필요합니다.”
지난해 말 여당의 험지로 분류되는 인천 연수을 출마를 선언하고 대통령실에서 나온 김기흥(49)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지난해 12월 21일 조선비즈와 인천 송도 캠프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 1975년 서울 양천구 태생인 김 전 부대변인은 서울대 종교학과를 나와 KBS에서 기자와 앵커로 활동했다.
김 전 부대변인은 2021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정치참여 선언 직전에 연락을 받고 캠프에 합류했다. 지난달 26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국민의힘 비대위원 임명 후 불체포특권 포기에 가장 먼저 동의한 14명의 예비 후보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김 전 부대변인은 인터뷰 중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수 차례 강조했다. 김 부대변인은 “과도한 이념적 기준에만 사로잡혀 세상을 공학적으로 갈라치는 정치인들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후대에 정당한 평가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총선은 거야(巨野) 의회 독주와 국정 발목잡기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크다. 정부가 국민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ㅡ첫 도전이다. 원내 정치인과 비교해 장점과 단점이 있을텐데.
“장점은 세대교체라는 시대정신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세대교체라면, 단순히 생물학적 나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1대 국회는 소위 말하는 586세대가 원내 다수를 장악했다. 사회적 과제를 눈앞에 두고,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의 민생보다는 이념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그런 기존의 이념 중심적인 여의도 문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과 유연한 사고를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평생을 기자로 생활하면서 해온 경청은 나의 또 다른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경청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것은 내가 대통령실에서 근무할 때도 지켰던 원칙이다.
단점은 여의도 문법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의도 문법에 익숙해지기보다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
ㅡ선거에서는 불리할수도 있을텐데.
“기울어진 운동장이 존재한다. 현직 의원이면 가장 유리하고, 당협위원장이면 또 유리하다. 이들은 이제까지 의정보고회, 현수막 게첩 등 자신을 알리고 홍보할 수단이 많아 정치 신인들보다 이미 수십 걸음 앞서 달리기를 하고 있다.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당에서는 매 선거마다 신인들을 위한 장치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번에도 그런 노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는 흑색선전 없는 클린선거를 기획하고 있다. 이번 선거라도 혐오와 조장보다는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선거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에서 기획했다. 주요 일간지 지면이 분노와 분열이 아닌, 희망과 화합으로 장식되기를 바란다.”
ㅡ21대 국회를 평가하자면.
“분노 조장 정치로 국민의 피로도가 매우 높았다고 본다. 민생을 두고 정책 대결과 토론을 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완전히 실종됐다. 국익에 있어서는 여야가 하나가 돼야 할 때도 있다. 다양한 접점을 통해 여야 정치인이 자주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진영논리에만 휩싸여서는 곤란한데 21대 국회는 그런 모습을 보였다. 원인은 전 정권부터 시작된 국민을 갈라치는 분노 조장 정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또 다른 시대정신을 온전하게 구현할 인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새로운 인물이 새 의제와 서사를 만들어내야 한다.”
ㅡ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에 머물고 있다.
“정치인 윤석열은 미래에 방점을 두고 뚝심 있게 그걸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다. 보여주기식의 쇼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그러한 뚝심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그 진정성이 국민들에게 알려지기에는 조금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통령의 현 지지율이 높으면 좋겠지만, 미래 대신 눈앞의 지지율만 살피는 이기적인 정권의 행태가 국가를 얼마나 큰 위험에 빠뜨리는지 우리는 봐왔다.”
ㅡ본인은 X세대다. 586세대와 어떻게 차별화되나.
“X세대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사람들 눈에는 이질적이고 새롭게, 규정할 수 없는 존재로 느껴졌다. 최근 MZ세대가 받는 시선과 비슷하다. X세대인 40대는 대부분 한 분야에서 15년 이상 근무했던 전문성과 노하우가 있다. 그리고 개성이 강한 세대라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해 주는 모습도 가지고 있다.
반면, 현 정치권에서 다수인 586세대 정치인 상당수는 전체주의적 운동권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치란 원론적으로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이견에 대한 접점을 찾아가야 한다. 하지만 586의 정치에는 정쟁만 남아있다. 이러한 기득권을 타파하고 이념보다는 민생을 살피는 국회를 만들려면 총선을 통해 이런 사람들은 교체해야 한다.”
ㅡ세대 교체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세대교체라는 것은 단순히 생물학적 나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시대의 시대정신을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시대정신 중 하나는 통합의 리더십이다. 우리는 개성과 의견의 존중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런 만큼, 하나하나의 의견을 존중하고 통합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586 정치인들은 통합보다는 분열의 리더십을 더 보여주고 있다. 이는 국민들이 정치를 외면하게 만든다. 분열을 끝내고, 다시 통합이라는 가치가 세워져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이번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
ㅡ만들고 싶은 한국 정치의 청사진은 어떤 것인가.
“책임 윤리 정치다. 가짜뉴스만 남발하지 말고 문제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와 그에 대한 대안을 이야기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당시 광우병 사태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등이 대표적인 가짜뉴스 남발 사례다. 이런 사례는 오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민을 대변하는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들이 책임 윤리 정치를 외면한다면, 사리사욕과 특권이라는 잔재만 남게 될 것이다.”
ㅡ양당의 극심한 대립으로 무당층 비율이 높다.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토론하는 건강한 대립은 좋다고 본다. 하지만 자신의 특권을 지키기 위한 정쟁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양당이라는 프레임보다는 누가 더 국민을 위하는지, 누가 더 민생을 생각하는지, 그리고 국민의 눈높이에 누가 더 맞는지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무당층에 계시는 국민들을 계속해서 설득하는 것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ㅡ국회에 입성하게 되면 민생 문제 중 어떤 것을 풀고 싶나.
“당장 정부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주택 청약 당첨자들의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는데, 다수당은 이런 민생법안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 이미 1년이 지났다. 투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도입된 불합리한 규제가 시장을 왜곡하고 국민들을 더 어렵게 만드는 중이다.
이런 것들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고, 거대 권력의 이념을 위한 정치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러한 거대 이념 카르텔 집단에 대해서 단호히 반대할 것이다. 특히 이번 총선은 정부가 국민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한 선거다. 이 선거를 통해 국민의 삶을 중심에 두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민생정책 국회로 전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ㅡ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도 선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밝힌 선민 후사의 정신과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에 깊이 공감했다. 불체포 특권은 원래 국회의원이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일하라는 선량한 목적을 가진 제도였지만, 지금은 거대 야당의 사적 특권의 도구로 자리 잡았다. 방탄 수단으로 변질됐다. 국민의 눈높이로 봤을 때 인정할 수 없는 이러한 특권은 포기해야 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했기에 포기 선언에 앞장을 서게 됐다.”
ㅡ선거때마다 총선용 들러리·소모품으로 ‘청년 카드’를 쓴다는 지적이 나온다.
“옳은 지적이다. 선거 후 청년 등 새로운 인물들에게 책임 있는 업무를 맡겨주는 것도 중요하다. 청년을 위한 정책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청년들의 표를 위해 의제와 정책을 만들었다가 나중에는 무책임하게 청년층에 약속했던 것을 외면하는 사례가 흔하다. 청년층은 건강하고 사회적으로도 역동적이지만, 유권자 중에서는 인구가 가장 적어 비교적 약자인 탓이다. 이들이 숫자가 적은 것을 악용해서 무책임하게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다.”
ㅡ총선까지 3개월 정도 남았다. 지역 현안은.
“송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교통이다. 광역교통망의 경우 서울에서 송도 접근성을 따져보면 매우 불편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획기적인 광역교통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인프라가 바로 GTX-B 노선이다. 다행히도 2024년 초 GTX-B 노선이 착공에 들어간다. 완공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차질 없이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신경 쓰겠다.
아울러 6, 8공구 교통 인프라 개선이 정말 절실하다. 인천지하철 1호선 8공구까지 연장을 통해 6, 8공구 주민들의 불편함을 하루빨리 해결하겠다. 인천1호선이 달빛축제공원~미송중학교 구간을 설계를 거쳐 2036년쯤에나 개통한다고 한다. 2036년은 정말 늦는다. 올해 상반기에야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다고 하는데, 이런 늦은 행정을 어서 처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ㅡ두 아이 아빠로서 교육 관련 정책도 궁금하다.
“교육은 두 아이 아빠인 나의 문제이기도 하다. 송도를 위해 빠르고 추진력 있게 좋은 교육기관을 유치하고, 기존 관내 학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최근 송도지역에 3개의 중·고등학교 신설이 확정돼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근본적으로 과밀학급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우리 송도지역의 주요 단지 입주계획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교육 인프라 시설을 확충해 나가겠다. 송도는 연세대와 인천대, 인하대, 인천글로벌캠퍼스 등 훌륭한 교육기관을 품고 있다. 지역 초·중·고등 학생 대상 교육 연계 프로그램 개발도 추진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