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26일 오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 특검은 총선용 악법이다. 당과 충분히 상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는 27일 탈당을 선언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는 “어떤 특정한 분을 전제로 한 계획은 없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당대표와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서는 “사극에나 나올법한 궁중 암투는 이 관계에 끼어들 자리가 없다”고 단언했다. 한 위원장은 “지금은 빠른 답보다 맞는 답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다음은 한 위원장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7일 탈당을 예고했다.
“제가 연설에서 말했듯 우리당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이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들이 모일수록 강해진다. 그러니까 저는 앞으로 취임하게 되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들을 진영과 상관없이 만나고 경청할 것이다. 제가 얼마 전에 경험이 부족한 것과 관련, 경험이 안 중요한 것처럼 말씀드렸는데 그런 것은 아니고 중요하다.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경청하면서 잘해 나갈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단계에서 어떤 특정한 분들을 전제로 해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비대위원장으로서 새로 인선을 다 할 것인가.
“저에게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계시다. 대표님과 충분히 상의하면서 우리당이, 저는 여기서 뭔가 보여주기 위한 그런 일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저희는, 저는 국민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동료 시민을 위해서 승리하는 당을 만들기 위해서 온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 가장 좋은 방안을 논의할 것이다. 좋은 분들이 많은데 왜 논의하지 않겠나. 지금 제가 이렇게 휴일을 지나면서 마음 급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다. 나는 마음이 안 급하다. 차분히 생각하고, 지금은 빠른 답보다 맞는 답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실과 당이 ‘김건희 특검’ 조건부 수용도 안 된다고 뜻을 모았다.
“제가 지금까지는 여러 가지 의견을 밝혀왔다. 그런데 오늘부터는 제가 여당을 이끄는 비상대책위원장이기 때문에 당과 충분히 논의된, 당으로부터 논의된 내용에 대해서 책임 있게 발언을 드리고 그걸 과감하게 실천할 것이다. 그 문제에 관해 특검은 총선용 악법이라는 입장은 갖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걸 어떤 차원에서 어떻게 당에서 대응할 것인지 원내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제가 충분히 보고 받고 같이 논의하겠다.”
-수직적 당정관계란 무엇이라고 보는가.
“대통령과 여당, 여당과 대통령, 여당과 정부는 헌법과 법률에 범위 내에서 각자 할 일을 하는 국민을 위해서 할 일을 하는 기관이다. 거기에 수직적이니, 수평적이니 이야기 나올 부분이 아닌 것이다. 각자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라고 하는 것이 옳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당이 있기 때문에 정책적인 설명을 더 잘할 수 있는 것이다. 여당이 사랑받아야 대통령이 힘을 갖게 된다. 여당은 비록 우리가 소수당이지만 대통령을 보유하기 때문에 정책적인 실천력을 갖는다. 서로 보완하고 동반자적인 관계이지 누가 누구를 누르고 막고 이런 식의 사극에나 나올법한 궁중 암투는 이 관계에 끼어들 자리가 없다.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하면 되고 대통령은 대통령의 할 일을 하면 된다. 그렇게 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