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선사 HMM 경영권 매각에 대해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승자의 저주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했다. 글로벌 해운업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자산가치가 낮은 하림그룹이 전날 HMM 주식 매각을 위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업계의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다. 강 후보자는 HMM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한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HMM 매각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수립해야 한다’는 취지의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HMM 매각 우선협상자 선정은 관련법에 근거해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후보자 입장에서 더 말씀드리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 “장관이 되면 주도면밀하게 처음부터 꼼꼼하게 살펴볼 생각”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정부가 HMM에 7조4000억원 규모의 공적자산을 투입했으나 매수가는 1조원 가량 낮은 가격이라며 “헐값매각, 졸속매각은 안 된다”고 했다. 또 “우선협상자로 지정된 기업을 보면 전문성도, 해운업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지는 데다 사모펀드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막대한 혈세가 투입됐는데, 해수부가 매각 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며 “경쟁력있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했다.
안 의원은 이어 “HMM 수익은 부산에서 일어나는데 본사가 부산에 없다. 본사를 부산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강 후보자는 “의견에 공감한다”며 “저도 부산에서 근무하다 올라와서 부산에 본사를 두지 않은 기업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런 우려를 담아서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답했다.
앞서 HMM 정부 측 지분을 보유한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전날 오후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의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번 HMM 인수전에는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최종 입찰에 참여했다. 하림은 6조4000억원대 매수가를 써내 동원을 제치고 우선협상 대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