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30일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를 비판하면서 밤샘 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당이 이날 과반 의석을 앞세워 재발의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직후 다음 날인 오는 1일 본회의에서 단독 강행 처리하겠다는 행보에 항의한 것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철야농성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것은 의회 폭거라며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뉴스1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9시부터 국회 로텐더홀 본회의장 앞에서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오는 1일 본회의 개의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초선부터 최다선인 5선까지 이날 모인 의원들은 70명 정도였다. 이들은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밤샘 농성을 하기 위해 2개의 '철야 농성조'를 편성해 시간에 따라 로텐더홀에 모였다. 이들은 '중립의무 망각하는 국회의장 각성하라', '민생외면 탄핵남발 국민들은 분노한다', '민생포기 정쟁몰입 민주당을 규탄한다' 등 손팻말을 들고 다같이 구호도 외쳤다.

김기현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 국회의 모습이 이런 초라한 모습이라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한 호위무사 역할을 하고 있다. 탄핵은 위반성과 공익성, 실익성이 담보가 될 때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그런데 민주당은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억지이자, 그들만을 위한 터무니없고 억지로 가득 찬 탄핵 소추일 뿐"이라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지만, 의회 폭거를 규탄하는 여당 의원들의 열기와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며 "소수 여당으로서 불법적인 의회 폭거를 막지 못한 안타까운 마음과 국민적 분노를 모아 밤을 새워서라도 부당한 탄핵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결의를 다지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75년 헌정사 유례없는 의회폭거에 국회의장이 앞장서서 가담하고, 그로 인해 앞으로 민생 관련 예산 처리를 어렵게 하는 잘못을 왜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아마 국민들도 그럴 것"이라며 "이 상황을 보신 국민들께서 내년 총선을 통해 이들의 의회폭거와 다수당 횡포를 심판해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오는 1일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여야 극한 대치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비롯한 정국이 강대강 대치 상황에서 벗어나질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날 민주당이 재발의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과 이정섭·손준성 검사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지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한다. 이에 따라 탄핵안은 다음날인 내달 1일 표결에 부쳐진다. 민주당은 오는 1일 본회의 표결 방침을 강행 처리로 정한 상태다.

이에 국민의힘은 탄핵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기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먼저 회부해야 한다며 '회부 동의의 건'을 상정했지만 재석 의원 286명 중 찬성 106표, 반대 179표, 기권 1표로 부결됐다. 검사 2인에 대한 탄핵안을 법사위에 회부하는 안건도 역시 반대 177표로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