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여만에 26일 부산에서 회동한 한중일 외교장관의 오찬상에는 세 가지 색을 낸 밀쌈,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함께 먹기로 약속한 짜장면 등이 나왔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한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마치고 이어진 3국 장관 오찬에 나온 요리 구성은 한식을 기본으로 하되 3국의 식자재를 조화롭게 활용한 밀쌈이 나왔다.
우선 삼국 화합의 의미를 담은 밀쌈이 나왔다. 국산밀로 색을 낸 흰색 밀쌈,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시즈오카의 특산품 녹차로 색을 낸 초록색 밀쌈, 2000년 전 중국 한나라 황제가 즐겨 먹었던 홍국미로 색을 낸 붉은색 밀쌈이 에피타이저로 차려졌다.
또 부산의 대표적인 생선 달고기와 일본의 미소 소스, 17세기 유럽에서 중국을 통해 한국에 전해진 돼지감자로 만든 퓨레를 곁들인 ‘달고기 구이’가 나왔다.
이날 한국식 짜장면을 곁들인 한우 갈비구이가 메뉴 구성에 포함됐다. 박 장관과 왕 부장의 ‘짜장면 겸상’이 성사된 것이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 당시 박 장관이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연내 왕 부장의 방한을 희망하자 왕 부장이 “짜장면을 먹으러 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식사의 디저트로는 3국 대표 디저트인 한국의 약과, 일본 화과자, 중국 망고 시미로 등이 상에 올랐다.
오찬 이후 열린 제10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는 오후 3시부터 90분간 부산 해운대구 APEC 누리마루에서 열렸다. 한중일 장관들은 삼국 협력의 제도화에 더욱 힘써나가며, 한중일 정상회의를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한다는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차기 정상회의 준비를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