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2023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투표가 열릴 프랑스 파리를 찾아 막판 부산 유치 총력전에 돌입했다. 3박 4일 영국 국빈 방문을 마친 윤 대통령은 이날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투표에 참여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단 초청 만찬에 경제사절단과 함께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2박 3일간 유치전을 벌인다. 윤 대통령이 귀국하면 한덕수 국무총리가 파리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과 정부, 기업이 ‘원팀’으로 유치전을 벌이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 시각)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부산엑스포(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를 하고 있다. /뉴스1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전날 파리 인터컨티넨탈 르그랑 호텔에서 열린 만찬에는 각국의 파리 주재 외교관 및 BIE 대표단이 참석했다. 이번 만찬은 BIE 대표단 등 파리 상주 외교관을 대상으로 개최된 한국 문화 소개 행사다. 대한민국이 풍부한 문화 역량을 토대로 차별화된 박람회 개최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고, 부산엑스포가 국가 간의 문화 다양성을 증진하고 상호 이해와 교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연대의 엑스포’인 점을 재차 강조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케이(K)-팝, K-푸드, 한국 영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관심과 이해가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과 부산이 가진 문화적 매력을 토대로 부산엑스포를 각국의 문화·기술·생각이 더 넓게 확산하고 시너지를 일으키는 장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부산엑스포는 인류 미래세대를 하나로 연결할 만남의 장으로 새로운 꿈과 기회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서로 영감을 주고받을 것”이라며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제공할 부산엑스포에서 다시 뵙길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부산엑스포를 개최하여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기여를 다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직접 테이블을 돌며 각국 참석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차 전달했다고 한다. 현장에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뿐만 아니라 정부 인사들과 이재용·정의선·구광모·신동빈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참석자들은 직접 스킨십하는 윤 대통령과 정부와 민간이 함께 ‘원팀’으로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하며 호응했다고 한다.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국제사회에 더 확산하기 위해서, 한류라는 소프트파워의 긍정적 영향력을 인식하고 확산하기 위해서 부산엑스포를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한 호텔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단 초청 만찬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영어 건배사를 통해 “한국의 과학기술과 K-팝, K-푸드에 이어 부산이 각광을 받고 있다”며 “오는 28일 나오는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은 각국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번 유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됐다”며 새로운 친구들을 위해 건배를 제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1일(현지 시각) BIE 공식 리셉션장에서 미트리 케르켄테즈 BIE 사무총장과 작별 인사를 하는 모습. /뉴스1

윤 대통령은 만찬 시작 전후로 참석자들과 개별적으로 사진을 찍고, 테이블을 일일이 다니며 “부산에 가본 적 있느냐”고 물으며 대화를 이끌었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앉아 있던 테이블에서 윤 대통령은 각국 대표단에 “롯데도 본거지가 부산”이라며 부산에 유명한 야구구단도 가지고 있다고 다시 한번 부산을 강조했다.

각국 대사들에게는 최근 유엔총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아세안(ASEAN) 정상회의 등에서 해당국의 지도자들을 만났다고 소개하며 안부를 전해달라고도 말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를 마무리하며 “오늘 한국의 밤, 부산의 밤 행사에 와주셔서 고맙다”고 참석자들에게 영어로 감사를 표했다.

한편, 2030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28일 오후 2시(한국 시각 밤 10시) 파리 BIE 총회에서 182개국 회원국의 익명 투표로 결정된다. 대한민국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 경쟁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귀국하면 한 총리가 바통을 이어받아 파리서 유치전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오는 28일 BIE 총회까지 정부·민간 등 모든 주체가 ‘원팀 코리아’ 기조 아래 한마음 한뜻으로 유치 활동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

만찬에 배석했던 대한상의 고위 관계자는 “경쟁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도 막판 총력전을 벌여 예정에 없었던 제1차 사우디-아프리카 정상회담을 11월 초 리야드에서 개최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 사우디-카리콤(카리브공동체) 정상회의를 급하게 열었다”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했다. 그러면서 “사우디 장관 4명이 지난달부터 파리에 상주하면서 유치 활동에 전력하고 있다. (우리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길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