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1일 더불어민주당이 6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예산안을 단독 통과시킨 것에 대해 ‘이재명 하명 예산’이라고 지적하면서 해당 예산안들의 원점 재검토를 시사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소관 예산안이 처리된 11개 상임위 중 행안위·농해수위·환노위·국토위·산자위·문체위 등 6개가 민주당의 일방 통과였다는 점을 짚은 후 “정부 예산 심사가 정상 궤도를 이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증액한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7053억원 ▲청년패스 예산 2923억원을 거론하면서 “이재명 대표가 주문한 하명 예산이자 대표적인 포퓰리즘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글로벌 연구·개발(R&D) 예산 1조1513억원 삭감 ▲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운영 예산 2조88억원 증액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로(SMR) 개발 사업 예산 332억원 전액 삭감 등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야당의 행보도 나열했다.

이를 놓고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헌법에서 규정한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위헌적 예산 난도질”이라고 질타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송언석 의원도 민주당의 일방적인 예산 처리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각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에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앞세워 정부의 민생 예산은 마음대로 삭감하고 이재명표 정치 예산은 제멋대로 증액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건) ‘나라는 모르겠고 선거만 이기면 된다’는 심리로 읽힌다”고 말했다.

또 송 의원은 야당이 삭감한 청년 일자리 관련 경험 지원 예산을 언급하면서 “민주당은 입만 열면 청년을 외쳤는데, 청년의 미래는 모르겠고 민주당 예산은 무조건 지키고 싶다는 외침”이라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김영식 의원도 “민주당은 원자력과 과학기술이 중요하다면서 대전 대덕단지에 가서 연구자들을 격려했지만, 막상 국회에 와서는 원자력 예산을 일괄 삭감하는 뒤통수를 쳤다”고 지적했다. 전날 민주당이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원전 분야 예산을 삭감한 예산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런 정치 팔이와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행태가 연구자들을 더욱 분노케 한다”며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과속 탈원전 정책 실패에 대한 사과는커녕 원전 생태계 복원을 가로막으려고 한다”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가재정법상 예산 증액은 기재부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큼,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예산안은 반드시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