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17일 "대통령이라는 권력자 주변에서 그 권력을 독점하고 향유한 사람들이 몸을 던져야 한다. 당을 위해서 희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대표는 11년 전 19대 총선을 앞두고 '백의종군'을 선언한 바 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8차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김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혁신위원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당이 굉장히 큰 위기에 처해 있다"며 "제가 오래 정치하면서 답은 있지만 제대로 집행 안 되는 과거의 경험을 말씀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이후 김 전 대표는 혁신위원들과의 비공개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운영 방향은 아주 잘 잡고, 잘하고 있는데 왜 지지율이 낮게 나오나, 그게 고민"이라며 "지난 5년간 너무나 나라를 망쳐놓은 것을 (윤 대통령의) 임기가 5년이지만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2∼3년밖에 안 되기 때문에, 빨리 바로잡겠다는 급한 마음에 민주적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이 국민에게 오만하게 보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통령과 권력이 국민에게 져주는 모습을 취해야 하고, 여당은 야당에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또 "당이 어려움을 겪고, 당이 분열되고, 보수가 분열되는 모든 원인은 잘못된 공천에 있다"며 "이번 혁신위는 정당 민주주의를 확보할 수 있는 상향식 공천에 초점을 맞춰 당에 권고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혁신위 간담회에 원로로 참석한 이종찬 광복회장도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인 위원장) 인선을 굉장히 잘했는데 힘을 안 보내주면 안 된다"며 "힘을 보태줘서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당에서 특별히 배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괜히 인 위원장이 얘기한 것에 반발해서 버스로 동원해 자꾸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선거를 위해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라며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앞서 친윤(親尹) 핵심으로 꼽히는 장 의원은 혁신위에서 '친윤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요구가 나오자 최근 자신의 지지 모임에 4200여 명이 버스 92대를 타고 모였다고 소개하며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또 '홍범도 장군 흉상 논란'에 대한 한 혁신위원의 질문에 "완전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일"이라며 "왜 안보를 한다면서 적을 자꾸 만드느냐. 이런 졸작은 만들지 말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