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국회'가 1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공청회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국민의힘이 재정 건전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정부의 긴축 기조를 엄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뉴스1

국회는 이날 오후 예결특위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다. 민주당은 R&D 예산 삭감에 대해 중점적으로 질의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R&D 분야의 예산이 전년 대비 16.6% 삭감된 것에 대해 "성장 기반 확충은커녕, 정부가 나서서 성장 기반마저 허무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변동에 대한 대응도 포기하고, 미래 성장 사다리마저 걷어차 버린다면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는 더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도 "R&D 예산 삭감 조치는 연구자들의 사기를 갉아 먹는 매우 안 좋은 예산 편성"이라며 "국회 예결특위 논의 과정 속에서 R&D 예산을 제대로 복원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진술인으로 출석한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R&D 예산 삭감에 대해 우려되는 점은 기준이나 원칙이 객관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연구자들의 의지를 저하하지 않기 위해 객관적인 잣대를 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도 "대통령께서 '카르텔 척결'이라고 나오니까 군사 작전하듯이 가뜩이나 부족한 R&D 예산을 졸속으로 삭감하고 연구자들이 다 범죄집단이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어떤 예산이든 늘리면 좋겠지만 예산은 경직성이 있다"며 "구조조정을 통해서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여서 사회적 약자나 꼭 필요한 곳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R&D 예산 중에서도 정말 아무런 효율성 없이 낭비되는 게 없는지 삭감 기준에 비춰서 꼼꼼히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술인으로 출석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소 엇갈렸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굳이 현시점에서 경기부양에 효과적이지 않은 정부 지출을 늘려서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쓸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인해서 경제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건·복지·고용 분야 재정지출 증가분이 전체 예산 증가액의 92.9%를 차지해 서민 안정과 서민 경제에 도움을 주는 예산"이라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또 "북한 김일성을 찬양하거나 공산주의를 홍보하거나 특강을 개최하거나 하는 것이 정부 예산으로 쓰였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철저히 조사해서 삭감해야 한다고"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긴축 재정 기조에 대해 "올해같이 경기 하강이 심화하고 세수가 저조한 상황에서 경기 위축을 더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오는 정책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도 "이번 예산안은 건전재정이 아닌 소극적 확대재정지출"이라며 "실질적으로 총지출이 5% 증가해 재정건전성도 달성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했다.

과학 분야 전문가로 참석한 천승현 세종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R&D 예산 삭감에 관해서만 발언했다. 천 교수는 "이번 예산안의 문제점은 미래 성장 사다리인 기초연구사업에 돌이킬 수 없는 나쁜 영향을 초래한다는 것"이라며 "(연구자들이)연구현장을 떠나게 되거나, 급격하게 해외로 두뇌 유출이 되게 만들 수 있다.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R&D 시스템을 원한다면, 지속 가능한 연구 생태계를 유지시켜줘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