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천공'이 등장했다. 국민의힘이 제시한 '김포-서울 편입' 등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역술인 천공으로부터 나왔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관련 영상을 튼 것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형 이슈를 여당에 빼앗긴 가운데, 당 차원의 입장도 내지 못한 민주당이 음모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 논리적,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 결정마다 매번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모두들 예상하는 바로 그 사람"이라며 "천공이 지난 8월 22일 강의에서 경기도 서울을 통폐합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마 했는데 또 천공인가"라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회의 석상에서 천공의 과거 강연 영상을 틀었다. 천공이 "수도 서울과 경기도는 하나다. 그러려면 통합해야 한다"며 "경기도는 서울의 중심에 에너지를 물고 살아나가는 데라서 수도 서울로 통폐합해야야한다"고 말하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이다.
박 최고위원은 이어 "김기현 대표의 김포 서울 편입 주장과 천공의 서울 경기도 통폐합 주장이 참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며 "윤석열 정부 들어 진행되는 해괴한 정책과 천공의 말은 죄다 연결돼 있다"고 했다. 그는 "모두 우연이고 그저 사실이 아닌 오해이기를 바란다"면서도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가 무속인을 철썩같이 믿고 무속인 말에 따라 나라 정책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면 우리 국민에게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라고 했다.
민주당이 '천공 음모론'을 제기한 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는 과정에서도 유사한 주장을 했었다. 천공이 대통령 관저 이전에 결정적으로 개입했다는 주장이었다.
정치권에선 총선을 앞둔 민주당의 전략적 딜레마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메가 서울' 구상을 발표한 이후에도 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선거용 구호''라며 실현 가능성과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당론으로 반대할 경우 김포 등 수도권 표심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의견 수렴도 제대로 안하고 일단 던진 것"이라면서도 "우리 당은 전부터 부울경, 호남권 균형발전을 위해 메가시티를 주장해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