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연세대학교 의대 교수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맡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전권까지 부여받은 인 위원장이 당 쇄신을 위한 혁신기구 구성에 본격적으로 나서자, 혁신위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맞은 당 위기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내년 총선 승리의 청사진까지 그려야 하는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승민·이준석 등 비윤계를 포함해 이른바 비주류로 분류된 계층들을 포용한 혁신위 구성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뉴스1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26일까지 구성해 혁신위원회를 출범할 예정이다. 혁신위는 현역 의원과 원내·원외 당협위원장 등을 포함해 총 7명 규모로 꾸려질 것으로 전해졌다. 인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혁신위원 인선에 대해 “목요일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26일 인선을 완료해 최고위원회의 의결까지 거쳐 혁신위 구성을 마치겠다는 의미다.

특히 인 위원장이 혁신위 인선 기준으로 ‘통합’을 꼽은 만큼, 당내 주류·비주류를 막론하고 당 쇄신에 도움이 되는 인재라면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전날 언급한 ‘통합’과 같은 기조로 비윤계의 혁신위 합류에 대해 “모두 다 내려놓고 하려고 한다”며 그들의 합류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혁신위원 후보로 하태경 의원이나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인 위원장이 꼽은 ‘통합’의 가치에 맞춰 당내 비윤계 인사들이 혁신위원회에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에서 “(비윤계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며 “통합을 위해 당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준석·유승민계를 각각 한 사람씩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윤계 신당 창당설’을 잠재우는 등 당 내홍을 수습할 묘책을 혁신위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최재형 혁신위’에서 활동했던 김미애·한무경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상근 보좌역을 맡은 함인경 변호사 등도 혁신위원 후보로 거론된다. 사실상 정치경험이 전무한 인 위원장을 도우면서 혁신위원회가 가야 하는 방향을 잡아주고, 당내 의원들의 목소리를 혁신위원회에 전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외에 세대·계층별 통합 차원에서 ‘이주민 출신 1호’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이자스민 전 의원과 장애를 극복하고 변호사로 활동 중인 이소희 세종시의원도 혁신위원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혁신위의 역할이 내년 총선 승리와 직결되는 만큼 인선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인 위원장이 ‘통합’의 가치에 방점을 찍고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한 만큼, 다양한 목소리로 이뤄진 혁신위가 당 쇄신을 이끄는 데 필수 요건이라는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준석·유승민계가 신당을 창당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에서 당이 분열되지 않게 이들을 안고 갈 명분이 이번 혁신위원회의 ‘통합’이라고 보인다”라며 “한쪽만 편을 든 혁신위가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를 통해 배웠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 위원장이 그리고자 하는 통합의 모습이 어떤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상징적인 통합’의 의미로 이들을 끌어안는 혁신위 구성이 내년 총선에서 절대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인 위원장이 추진하는 ‘통합’은 비윤계를 포함해 당이 놓쳤던 비주류 인사, 세대·성별·계층·지역별 통합까지 이룰 수 있는 인사 등 국민의힘이 그동안 놓쳤던 가치들을 아우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당 쇄신을 위해 2030이나 여성, 호남 등 소외됐던 목소리들이 다양하게 나오는 발판을 마련하는 통합 추구가 결국 내년 총선 승리와도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