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3일 혁신위원장에 ‘1호 특별귀화자’ 인요한(존 린튼) 연세대학교 의대 교수를 임명하며 혁신위 띄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민의힘이 인 교수의 임명에 대해 “잘된 인사”라며 기대감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혁신위 성공 여부는 전권 위임과 독립적 활동에 달려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김기현 대표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우선 위원장을 맡게 된 인 교수에 대해 지도부를 비롯해 당내에서는 기대감이 나온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 개혁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투철한 의지도 가진 만큼 국민의힘을 보다 신뢰받는 정당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최적의 처방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재형 혁신위’에서 부위원장을 맡은 바 있는 영남권 3선 조해진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잘된 인사”라고 평가하며 “인 교수는 우리나라가 위기 상황임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고, 대한민국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사회 책임 있는 일원의 한 사람으로서 뭔가 역할을 해야 될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계신 분”이라고 했다.

이어 “호남 출신에 정당 일도 전혀 문외한은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의힘이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게 만들고 또 시대적 소명을 감당할 수 있는 집권당으로서의 체질과 시스템의 변화를 국민적 관점에서 모색을 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당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수도권 위기론’을 처음 제시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무엇을 혁신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인 교수는 훌륭한 분이지만 ‘이거 국민통합위원장인가’라는 느낌이 든다”라고 했다. 인 교수는 지난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인 교수가 국민통합위에서 대담을 했다며 ‘배후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천하람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100%인지 아닌지는 알 수는 없지만 얼마 전에도 국민통합위원회와 활동도 같이했다”며 “(인요한 카드가) 정말 주류, 대통령실, 대통령 멘토라고 여겨지는 김한길 위원장 같은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쓴소리나 불편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지켜볼 문제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것은 국민 통합이 아니라 변화”라며 “당 내부의 체질을 개선하고 총선에서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수술할 수 있는 집도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천 위원장도 “흥미롭고 혁신적인 느낌은 나지만 실제 우리가 불편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카드일 수 있다”며 “문제는 과연 정당 내부를 혁신하는 데 있어서 그 정도의 전문성과 경험을 가졌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 같다”고 했다.

이에 혁신위의 성공 여부는 향후 혁신위가 전권을 위임받고 독립적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이 ‘이재명 사조직’이라며 비판한 바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전권 위임’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천 위원장은 혁신위원장에게 권한과 책임이 명확하게 정해져 주어지지 않는다면 “자칫 잘못하면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처럼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당 혁신에 있어서 전권에 준하는 재량을 줘야 되지 않나 싶다”며 “혁신위에서 만든 안은 단계적으로든, 한꺼번에든 당의 의사를 결정하는 토론 절차에 반드시 회부한다는 걸 보장해야 된다”고 했다. 이어 “혁신위 안이 합리적일 때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그런 보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에서 “혁신위가 공천 룰 변화까지 당의 모든 부분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바꿀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인요한 혁신위는) 위원회 구성·범위·기한·안건 등에 있어서 전권을 갖고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