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문재인 정부 시절 800억원 규모의 '염전 태양광' 운영관리(O&M) 권리를 민간업체에 넘기면서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의 예상 수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을 알리지 않은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해 3월 전라남도 비금도 염전에서 '비금도 주민 태양광 발전사업'을 진행하던 중 800억원 규모의 O&M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고 민간업체인 LS일렉트렉에 넘겼다. 해당 사업은 국내 최초 대규모(200㎿) 주민참여형 태양광 발전사업으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그린뉴딜 정책을 대표한다.
한수원은 지난해 3월 정재훈 전 사장의 결재를 받아 변경주주협약을 체결했다. 착공까지 약 4개월 정도 앞둔 시점이었다. O&M 예상수입은 계약상 최초 연도에 33억원이고, 매년 2%씩 증가해 20년 추산 약 800억원 규모다.
문제는 한수원이 이 사실을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이다. 한수원은 정 전 사장의 결재 하루 뒤에 열린 이사회에서 염전 태양광 사업비를 증액하는 안건을 심의받았지만, 해당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해당 사업의 총 사업비는 4105억원으로, 한수원이 자체 분석한 손익분기점보다 100억원 초과했다.
앞서 지난 2019년 3월 한수원은 주민협동조합 등과 업무협약을 맺은 후 2020년 5월 주주협약을 할 때까지 산업부 사전협의, 이사회 등에서 한수원의 역할인 'O&M 주관'을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주주협약서에 명시된 내용인 'O&M은 한수원이 우선적으로 수행할 권리를 가진다'는 대목에서도 알 수 있다.
또 사업부서가 이사회 등에 제출한 자료에서 한수원은 "적기의 한수원 출자가 없을 경우 O&M 주도권 상실 우려(가 있다)"며 신속한 출자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수원은 국회에 해당 사실을 놓고 허위답변도 했다. 재생에너지사업처는 지난 16일 박수영 의원실 질의에 "한수원 역할로 기재된 'O&M 주관'은 한수원이 직접 O&M을 수행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O&M 선정을 주관하겠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실에서 증빙 자료를 요구하자, 단 하루 만에 "직접 수행"이라고 번복했다.
국회증언감정법 등에 따르면 국회는 국가기관이 서류를 거짓으로 제출했을 경우 관계자에 대한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박수영 의원은 "한수원이 800억원 규모의 권리를 민간업체에 넘기는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보인다"며 "민간에 수익을 몰아준 의혹이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백현동 사건과 유사하다. 의사 결정과 결재 과정에서 배임 소지가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수원 측의 허위답변에 대해서도 "공기업의 기강이 완전히 무너진 사례"라며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