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에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추석 6일 황금연휴가 민심의 1차 향방을 알 수 있는 척도가 됐다. 현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에 변화가 생길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상당수 전문가는 0.73%포인트 차 초박빙 대선 승부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한다. 과거와 달리 승자 쪽으로의 지지율 쏠림 현상이 없었다는 것이다. 연휴를 맞아 총선을 둘러싼 다양한 관전 포인트를 짚어 봤다. [편집자 주]

정치 평론가와 정치 관련 교수들은 지금의 여소야대 국면이 바뀔 수 있을지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다만 현재와 같은 현격한 의석 차이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1대 총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치러진 만큼 더불어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여당 입장에서 총선 승패의 핵심인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르려면 민생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중도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민주당에서는 지난달 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검찰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역풍이 상상보다 클 것이지만, 당분간은 친명(친이재명)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선비즈는 신율 명지대 교수,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박상병 정치평론가,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이준한 인천대 교수와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지상 대담을 진행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 /명지대 제공

―22대 총선에서 여소야대 정국이 바뀔 수 있을까.

신율 "아직 속단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지금과 같은 현격한 의석 차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21대 총선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상황 때문에 결집 효과가 발생했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충격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였기 때문에 민주당에 매우 유리한 상황이었다. 이번처럼 일상적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현격한 차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배종찬 "여소야대는 바뀔 수 있다. 총선 구도, 정책, 후보에 달렸다. 특히 중요한 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과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 지지율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높다면 여권의 승리가 가능하고 이 대표의 민주당 지지율이 더 높다면 여당은 어려운 싸움이 된다."

박상병 "거의 안 바뀔 것이다. 정권 심판론이 더 많을 것으로 본다. 국민의힘이 존재감이 없기도 하다.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는 청년층의 의중이 중요한데 청년들이 국민의힘을 지지할 요건이 안 보인다. 민주당은 결국 비대위 체제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 경우 국민의힘은 어려울 수 있다."

이준한 "내년 선거는 윤석열 정부의 중간 선거 성격이다. 경제가 안 좋아 여당에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야당은 당 내홍과 갈등 봉합이 숙제다. 이재명 대표로 인해 발생한 위기를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배종찬 제공

―尹 대통령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는데.

신율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의 문제는 현격한 의식 차이에서 기인하는 민주당의 '단독' 법안 처리 그리고 거기서 기인하는 거부권 행사로 인해 불통의 이미지, 독단적 이미지에서 초래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정권 역시 불통이기는 마찬가지 였지만, 그런 불통을 '이미지 창출'을 통해 잘 포장했다. 윤 정권은 그런 포장에 미숙하기도 하다."

배종찬 "중도 외연 확장성이 차단돼 있다. 진영 간 대결 구도인 데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이 이념 전쟁 등의 형식으로 보수층 강화에 집중되어 있어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고 본다."

박상병 "국정운영의 성과가 중요한데 이는 현실적으로 야당의 도움 없이, 입법부의 도움 없이는 어렵다. 한시적인 정책은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 추석에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한다고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

장성철 "국민들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길 바랐는데 35% 내외의 지지층만 환호하는 식이 반복됐다. 정권 교체에 성공한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싫어서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준한 "윤 대통령은 전통적인 지지층이 있는 정치인이 아니다. 실수, 실언, 실책들이 이어져 왔다. 물론 민주당도 죽을 쑤고 있지만, 대통령의 전문성, 자질, 능력, 리더십이 국민들이 보기엔 아직 부족한 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박상병 제공

―국민의힘은 어떻게 해야 총선에서 이길까.

신율 "대통령 지지율은 바로 선거 구도를 결정할 수 있다. 일반적인 선거라면, '선거 구도를 결정한다'라고 표현했을 텐데, 여기서 '결정할 수 있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현재 권력은 행정 권력과 입법 권력이 양분화돼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단순 야당이 아니라, 압도적인 입법 권력을 가진 막강한 야당이다. 현재 민주당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힘의 과시를 통한 요구 관철이다.

그렇기 때문에 22대 총선의 선거는 대통령 지지율뿐만이 아니라 야당의 지지율도 구도를 형성시킬 수 있는 환경이다. 과거 선거의 경우, 정권 심판론의 형성 여부가 선거 구도를 결정했다면, 현재의 경우에는 정권 심판론뿐 아니라, '거대 야당 심판론'도 등장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이 부분을 잘 봐야 한다."

배종찬 "선거에서는 구도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정책이다. 지난 2008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뉴타운 정책이 대표적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여의도연구원을 중심으로 눈에 띄는 총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당정 간 전략적 협력도 물론 중요하다."

이준한 "공천을 얼마나 개혁적으로 하느냐, 새로운 인물을 등용하느냐, 잡음 없이 하느냐가 핵심이다. 정치권에서 검사를 투입하겠다, 김건희 여사 측근이니까 공천하겠다 이런 말들이 계속 나오는데 현실화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민주당이 이기기 위한 조건은.

배종찬 "법원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그렇다고 친명(친이재명) 체제를 일방적으로 몰고 간다면 반드시 선거에서 진다. 당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비명계(비이재명계)까지 수용가능한 공천 방법이나 당 혁신 방향을 밝힐 때 중도층 외연 확장이 가능하다."

신율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민주당에 그대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그럴 확률은 거의 없어 보인다. 친정 체제 강화의 필요성을 느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비명에 대한 축출 시도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당의 내분은 극에 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도층도 외면할 것이다."

박상병 "구속영장 기각 역풍은 상상보다 클 것이다. 당을 혁신적으로 50% 이상 물갈이하면서 신진 인사로 총선을 대비해야 한다. 여권에서는 수도권에서는 전멸하는 상황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완전히 한 번 망해봐라 그래야 다음 대선 이기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결국 민주당은 이기고 싶다면 이재명 대표하고 어쨌든 거리를 둬야 한다."

장성철 "'이재명을 지키자'라는 얘기를 더 이상 안 해야 한다. 이재명을 지키는 데 우리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국민이 생각하면 민주당은 망한다. 그러면 제3지대 정당이 오히려 좀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친명 비명 싸우지 않고 공정하게 공천하는 모습만 보여도 총선 승리 가능성은 높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장성철 제공

―총선 승부를 가를 수도권 전망은.

배종찬 "내년 총선은 수도권 선거라고 할 정도로 수도권 결과가 전체 결과를 좌우한다. 현재는 다수가 민주당인데 국민의힘이 얼마나 의석을 찾아올지가 관건이다. 서울은 국민의힘이 가장 집중할 전략지역이다. 서울에서 약 50%, 경기에서 약 40% 의석을 확보해야 전체 총선 승산이 있다."

장성철 "수도권에서 지난 2020년처럼 국민의힘이 대패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 심판론이 높은 게 수도권이다. 아직까지는 이재명이 있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국민의힘은 가지고 있다. 향후 이재명이 구속 당하면 국민의힘은 가장 강력한 선거의 무기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준한 "수도권은 어느 한쪽 당이 쑥대밭이 될 수도, 다 이길 수도 있는 성격이 있다. 총선 직전 '바람'을 어떻게 형성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본다."

―2030세대 표심에 대한 의견은.

신율 "2030 세대의 경우, 무당층이 많다는 점이 중요하다. 과거 무당층은 '참여형 무당층', 즉 선거일이 되면 투표장에 가는 무당층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정치 혐오형 무당층'이 다수다. 실제 선거에서 이들이 투표장에 갈지는 의문이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들을 투표장으로 향하게 할지가 중요하다."

박상병 "60대 중반 이상은 국민의힘이 압도적이다. 투표율도 높다. 총선 키는 3040세대가 지고 있다고 본다. 3040 중에서 여성들은 민주당을 더 지지하는 데 투표율은 낮다. 이 세대 남성들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았고 투표율도 높다. 윤석열 정부를 만든 1등 공신이다. 문제는 최근 남성들까지도 윤정부한테 고개를 갸웃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냉정하게 보면 아주 어려운 상황이다."

장성철 "중요하다. 그런데 청년 예산은 깎고 노인 복지 예산은 10% 이상 증액을 했다. 청년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그리고 대통령은 '30대 장관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지만, 고령만 임명한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모습에 대해 2030세대가 '분노 투표'할 가능성도 있 보인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준한 제공

―민주당은 정말 비대위 체제로 갈까.

신율 "당분간 비대위로 갈 확률은 없다고 본다. 만일 비대위로 간다고 해도 이재명 대표의 대리인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배종찬 "이 대표 구속 영장 기각과 관계없이 11~12월 비대위 설은 여전하다. 비대위원장은 두 가지 사명이 있다. 하나는 당의 혼란을 수습하는 일이고 두 번째는 '착한 공천'을 통해 총선 승리를 이끌어 내는 일이다. 두 가지 역할이 가능한 인물로 김부겸 전 총리, 정세균 전 총리 등이 거론된다."

장성철 "비대위 체제에선 4선 우상호 의원이 유력해 보인다. 당내 중진이고 지도부 역할도 해봤다. 최근 원내대표 불출마 선언도 했기 때문에 진정성이 있다는 점을 참작될 것으로 보인다. 외부에서 보면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거론될 수 있다. 김부겸 전 총리는 견제가 심할 수 있다."

이준한 "포스트 이재명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최근 급격히 돌아간 상황에서도 대안이 없으니까 주변에서도 그냥 가자고 한 것이다."

―향후 여야 대권주자는 누굴 예상하나.

신율 "여권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야권에서는 이재명 대표로 예상된다."

배종찬 "여권에서는 오세훈, 한동훈, 원희룡, 홍준표 대구시장, 야권에서는 이재명, 김동연 경기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김부겸 전 총리로 예상된다."

박상병 "야권에서는 이재명 외의 사람은 없다고 본다. 여권에서는 당선 가능성에 관계없이 대선 주자로서는 한동훈 장관만 한 사람이 없어 보인다. 당내에서 찾는다면 유승민 전 의원도 있다."

장성철 "여론 조사상으로 보면 여권에서는 오세훈, 한동훈, 유승민이 있다. 야당은 만약 이 대표가 날아가면 과거 자유한국당처럼 내세울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외부 수혈이 이뤄질 것이다."

이준한 "야권에서는 김동연을 보고 있다. 여권에서는 오세훈, 원희룡, 나경원, 한동훈이 유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