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 국민 법감정과 맞지 않고 법리에서 벗어난 결론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부적절한 개입 정황과는 별개로 직접 증거가 없고 공적 견제와 감시를 받는 정당 대표로서 이 대표가 증거 인멸이 어렵다는 기각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요구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파면엔 이 대표의 범죄 사실 소명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사퇴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영장 기각이 곧 면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짚으면서 민주당의 ‘정치 탄압’ 주장에 맞대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무권구속 유권석방, 법치몰락 정의기각'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이어 구속 영장 발부까지 예상한 만큼, 의원총회는 법원의 이번 영장 기각 결정에 격앙하면서도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그동안 이 대표 사건에 대해 ‘사법부 영역’이라고 선을 그어왔지만, 이날 만큼은 국민의힘도 영장 기각 사유를 놓고 ‘모순’, ‘납득 못한다’ 등의 표현으로 비판을 이어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사안의 중대성과 명백한 증거 인멸을 고려할 때 구속 수사는 마땅한 일이었다”며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겠지만, 이건 도무지 존중할 수 없는, 금도를 넘어도 한참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번 법원의 결정은 한 마디로 권력의 유무로 구속을 결정하는 ‘유권석방 무권구속’이라고 해야 하겠다”며 ▲이 대표의 개입 정황과 위증 교사 혐의 성립에도 직접적 증거가 없다는 점 ▲공적 감시를 받는 현직 정당 대표로서 증거 인멸이 어렵다는 점 등으로 영장이 기각된 것은 ‘궤변’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친 직후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당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은 국민 법감정에 맞지 않는, 법리에서 벗어난 결론을 내려놓고 짜맞춘 비논리적 판단으로 이에 유감을 표한다”며 “무죄 판결이 아님에도 마치 무죄 판결을 받은 것처럼 (민주당에서) 거짓선동하는 것과 관련해 기각 관련 문제점과 범죄 소명 사실을 상세하기 국민에게 보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이 대표의 영장 기각을 놓고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한 장관의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이 대표의 대국민 사과와 당 대표 사퇴를 요구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범죄 사실 소명에 대한 당 대표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겠다”면서 “범죄 은닉과 증거 인멸에 협조한 의원에 대한 진상 조사와 책임 있는 조치도 요구하기로 했다. 법원 압박 등 반(反)민주주의·반헌법적인 태도에 대한 사과도 요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을 향해 “민생과 경제를 위해 제1 야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전환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직후 이 대표 영장 기각 규탄대회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