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행사가 윤석열 대통령 주관하에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성대하게 진행됐다. 이날 오후 군의 시가행진은 10년 만에 부활한다.

과거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은 건군 69주년 행사를 서해 2함대 사령부에서 비교적 조촐하게 치렀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한 우리에게 평화보다 더 귀중한 가치는 없다"며 자강(스스로 강해짐)을 강조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한미동맹의 압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 정권을 종식시킬 것"이라며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특히 "우리 국민은 북한의 공산 세력, 그 추종 세력의 가짜 평화 속임수에 결코 현혹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과 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국군의날 기념행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성남 공항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날 행사는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열린 대규모 기념식이다.

6700여 명의 병력과 340여 대의 장비가 참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주한미군도 참가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주한미군의 의장대와 군악대가 참가하는 수준이었으나, 이번 행사에는 전투부대 병력과 장비도 참가했다. 다만 이날 선보이려 했던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축하비행, 아파치 헬기 전술 기동, F-35A, F-15K 등 공군 주요 전투기의 대규모 편대비행 등 공중 전력 관련 행사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가짜 평화'를 강조하면서 문 전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정책을 비판했다.

앞서 지난 2017년 9월 28일 문 대통령은 건군 69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2함대 사령부에서 기념식을 했다. 당시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이었다. 제2함대는 연평도와 백령도 등 북방한계선(NLL)과 관련이 깊다. 제1연평해전, 제2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전 등이 2함대의 해역에서 발생했다. 이례적인 장소인데다 군사 퍼레이드 등을 생략한 채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시켜 군 안팎에서 적지 않은 비난을 산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조선DB

문 대통령은 당시 기념사에서 "서해 NLL을 수호하기 위해 죽음을 불사한 우리 군의 혼이 서려있는 곳이다. 항일독립투쟁과 광복군으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순국영령들의 기개가 지금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분명하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라며 "우리의 후세들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한반도에서 공동의 번영을 누려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독자적 방위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궁극적으로 우리 군의 체질과 능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의 '전작권 조기 환수' 언급이 북한의 6차 핵실험 감행 등 한반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점상 적절했느냐를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제기됐다.

반면 이날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한미동맹의 압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 정권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나아가 우방국들과 긴밀히 연대해, 강력한 안보태세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은 북한의 공산세력, 그 추종세력의 가짜 평화 속임수에 결코 현혹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정부를 겨냥한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강한 군대만이 진정한 평화를 보장한다"며 "세계 속 강군으로 성장한 우리 군을 바라보면, 국군통수권자로서 벅찬 자긍심을 느낀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해 국군의날에도 문재인 정부 시절 규모 축소, 오락성 행사화, 주적개념 실종 등 잡음을 일으켰던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정상화 시켰다. 지난해에는 개최 장소를 군의 중추인 계룡대로 복원시켰다. 일반 시민들을 대거 초청하는 등 행사규모도 대폭 키웠다. 이와 함께 강력한 대북 경고메시지를 담아 실종됐던 주적개념도 되돌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