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1일 국회 본회의에 의원 총동원령을 내리며 총력전에 나섰다. 다만 여야가 모두 총력전에 나선 것과는 별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과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검사 탄핵 소추안 등 모두 가결됐다.
이날 오후 본회의에는 현 국회의원 298명 가운데 295명이 참석했다. 병상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를 포함해 구속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 해외 순방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 등 3명을 제외한 의원 모두가 본회의장을 지켰다. 이외에 국무위원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도 자리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현역의원이기도 하다.
앞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20일) 의원총회에서 “내일은 한 분도 빠져서는 안 된다. 장관들도 부를 것이다. 반드시 내일 표결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도 총력전을 위해 이른바 ‘의원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둔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명백히 불법·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 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사실상 부결을 호소했다. 이날 의원 선서로 임기를 시작한 허숙정 민주당 의원도 참석해 한 표를 행사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윤석열 검찰은 지금 법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법치를 파괴하고 있다”면서 “헌법질서와 민주주의 그리고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부디 부결에 투표해 주시기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298명 중 총 투표 수 295표 중 가결 149표, 부결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됐다.
앞서 가장 먼저 표결에 부친 한 총리 해임건의안 처리를 두고 여야 간 팽팽한 기싸움도 있었다. 한 총리 해임건의안도 이날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298명 중 총 투표 수 295표 중 가결 175표, 부결 116표, 기권 4표로 가결됐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날 의사진행 발언에서 “이 대표를 구하기 위한 정치공세로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이 가결되면 우리 헌정사의 씻을 수 없는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하자 여당에선 “잘했어요”라는 지지가, 야당에선 항의가 쏟아졌다.
반면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벌어진 행정, 외교, 안보, 경제 등 국정 전체에 광범위한 무능과 폭망 사태의 중심에 총리가 있었다”고 하자 야당에서 “잘했습니다”라는 응원을 보냈고, 여당에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언성을 높였다.
한편 헌정 사상 최초로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에 이어 검사 탄핵 소추안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는 민주당이 본회의 이틀 전에 발의한 것으로,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 검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다. 민주당은 해당 검사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보복 기소’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재석 287명 중 찬성 180명, 반대 105명, 무효 2표로 탄핵안을 의결했다. 탄핵소추 가결 요건은 국회 재적 의원(287명) 과반 찬성이다. 이날 표결은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 수기 투표로 진행됐다. 과반 의석(168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대다수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